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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로 오해받는 주민번호? '지역코드 25' 낭패

<8뉴스>

<앵커>

중국으로 여행을 갔던 신혼부부가 호텔방에만 갇혀 있다 돌아온 어이없는 일을 겪었습니다.

요즘 들어 이런 일이 잦다고 하는데, 정유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중국 남부의 휴양지 하이난다오로 신혼여행을 떠난 류성환 씨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어이없는 일을 당했습니다.

중국 공안 당국이 탈북자가 아니냐며 비자를 안 내줬기 때문입니다.

[류성환/중국 입국 거부 경험자 : 도망갈 가능성이 있으니까 공안 3명이 옆방에서 지키기로 하고 저희들이 첫날밤을 그렇게 숙박하게 된거죠. 신혼여행이고 뭐고 그런 것들은 다 날아간 형태가 된거죠.]

중국은 문제를 자주 일으킨다는 이유로 탈북자 입국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 당국이 류 씨를 탈북자라고 오해한 근거는 어이없게도 주민등록번호로 알 수 있는 출생신고지역 코드였습니다.

탈북자들은  정착지원사무소가 위치한 경기도 안성에 맞춰 부여된 지역코드 때문에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모두 '125' 또는 225'로 시작됩니다.

이 때문에 탈북자가 아닌 경기도 안성이나 용인, 김포에서 태어난 사람들도 탈북자로 오해받아 중국 입국을 거부당하는 경우가 자주 생기고 있습니다. 

여행사는 이런 사실을 몰랐다며 경비를 환불해 달라는 류 씨부부의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여행사 관계자 : 그 부분은 고지해 드리지 않았습니다. 추가적인 보상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희 쪽 직원들이 이제 제대로 파악을 한 거죠.]

비슷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외교통상부는 손을 놓고 있습니다.

출입국 관련 문제는 해당 국가가 주관적으로 판단할 사안이므로, 중국측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통일부와 행자부는 지난달 말부터 탈북자들에게도 실제 거주지에 따른 지역코드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정옥/통일부 정착지원팀장 : 행자부와 협의를 해가면서 구제할 수 있는 방도를 좀 모색해보려고 하는 상황이죠. 당장 뭐 개정을 한다든지 이렇게 할 수 있는 방도가 현재 단계에서는 없거든요.]

지역코드 25를 갖고 있는 사람은 1백만 명 가까이 되지만 중국 당국은 이미 25 지역코드를 받은 탈북자가 많다는 이유로 여전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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