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 슈워브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 의회의 연내 비준이 불투명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만약 한미 FTA에 대한 의회 인준이 실패하면 미국의 대 아시아 무역과 이 지역에서의 전략적 이익에 큰 후퇴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슈워브 대표는 한미 FTA 인준의 키를 쥐고 있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여타 민주당 지도부에 지난 6일 서한을 보내 조속한 한미 FTA 인준을 촉구하면서 이 같이 강조했다고 USTR측이 9일 공개했다.
슈워브는 우선 미-페루 FTA 비준을 위해 이달 중 표결을 실시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한국과 콜롬비아, 파나마 등 나머지 3개국과의 FTA에 대해서도 조속한 비준 절차를 밟아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의회가 8월 초까지 페루와의 FTA를 비준해 주길 희망한다"면서 "그렇게 해야만 협상 당사국들에게 미국은 그들의 번영을 기원하며, 그들의 잠재력 실현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명확한 신호를 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은 페루, 파나마와의 FTA에 대해선 연내 비준 동의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한국과 콜롬비아와의 FTA는 연내 비준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미-페루 FTA에 대한 미 의회의 해결방식은 향후 다른 국가들과의 FTA에 대한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펠로시와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원내대표, 하원의 찰스 랑겔(미시간) 세입위원장, 샌더 레빈 무역소위원장은 한미 FTA 서명식 하루전인 지난달 29일 공동성명을 통해 자동차 부문을 예로 들면서 "한미 FTA가 한국시장에 대한 미국 제조업체들의 진입을 지속적으로 가로막고 있는 비관세 장벽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며 한미 FTA 지지 반대입장을 밝혔다.
미 자동차 업계를 대변하는 레빈 소위원장은 "한국이 경제적 '철의 장막'을 치고 있다"면서 한미 FTA의 재협상을 요구했다.
이에 때맞춰 미 자동차 업계뿐 아니라 쇠고기 업계도 한국이 쇠고기시장을 완전히 개방할 것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미 행정부가 지난 5월 FTA협정 대상국에 노동, 환경 등에 대한 보호조항을 마련하라는 의회 요구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타협했지만 최근 의회가 상대국들에게 비준 이전에 이들 보호조항을 발효시킬 것을 요구하는 등 "전례없는 요구조건"을 내걸자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슈워브 대표도 이런 점을 우려한 듯 서한에서 "민주당이 이들 4개국과의 FTA 협정을 유예하기 위해 전례없는 새요구를 내세우려는 것처럼 보인다"며 "민주당 요구는 다른 주권국가들에게 일방적으로 국내법을 바꾸도록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며 이는 미국의 법과 정책, 관례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그러나 민주당이 지난 5.10 합의를 정면 위반하고 있다는 비판까지는 제기하지 않았다. 다만 의회가 초당적으로 합의한 5.10 합의에 대한 우호적 태도와 신뢰를 미국의 우방들과 무역 파트너들에게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앞서 미 의회와 행정부는 지난 5월 10일 신통상정책(New Trade Policy)에 대한 합의에 도달했고 펠로시 의장과 헨리 폴슨 재무장관, 슈워브 대표 등은 이날 합동기자회견을 열어 노동과 환경분야 규제를 강화하는 신통상정책 합의안을 발표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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