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의 수신상품들이 투신상품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특정 고객층을 겨냥한 맞춤형 상품들은 불티나게 팔려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2일 선보인 '와인정기예금'은 출시 이틀 만에 1천568억원(5천518계좌)을 유치해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장년층(45~64세)을 겨냥한 이 상품은 출시 첫날에만 가입액이 892억 원으로 국민은행의 간판 히트상품인 '명품 여성통장'의 첫날 판매 기록(479억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기존의 중장년층을 겨냥한 상품들이 일반 정기예금보다 낮은 금리를 제시, 고객에게 외면을 받았다는 점에 착안해 금리 우대 혜택을 한층 강화한 점이 성공 비결로 꼽힌다.
와인정기예금은 기본금리(연 4.65%) 이외에 ▲가입 때 금연을 다짐하거나 가입 기간에 건강검진을 받을 경우 ▲회갑·칠순 또는 팔순을 맞을 경우 ▲5천만 원 이상 퇴직금이나 부동산 매매·임대자금 및 토지보상금을 예치할 경우에 우대 금리를 적용, 0.8%포인트까지 추가 금리를 제공한다.
창구 송금 때 수수료 면제, 재테크 상담 및 건강관리 서비스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 혜택도 있다.
최근 중장년층 사이에서 불고 있는 와인 열풍을 감안해 상품 이름에 와인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차용한 점도 고객의 눈높이를 맞췄다는 분석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금까지 출시한 신상품 가운데 가장 반응이 좋다"면서 "현 추세라면 한 달 안에 가입액이 1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해 9월 출시된 여성 고객 대상의 '명품 여성통장' 가입액은 지금까지 2조3천709억 원으로 일찌감치 국민은행의 효자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신한은행이 5월 14일부터 판매한 수시 입출금식 예금인 '홈 엔 스위트'(Home'n Sweet) 예금은 한 달 반 만에 8만6천계좌(1천62억 원)를 유치했다.
이 상품은 주부층을 겨냥한 것으로, 통장 표지에는 벽지 문양을 넣었다.
18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한 신한은행의 '탑스 레이디 플랜'이 출시 1년 반 동안 18만계좌를 유치한데 비하면 반응이 훨씬 좋은 편이다.
가입 후 3개월 동안 자동화기기(CD.ATM) 이용 수수료가 면제되며 전자금융 수수료도 월 5회씩 면제된다.
관리비, 적금, 신용카드 실적 가운데 1건 이상 요건을 충족하면 수수료 면제 기간이 늘어난다.
우리은행은 급여나 관리비 이체 고객을 대상으로 지난 3월 출시한 '우리 로얄클럽통장'은 석 달 동안 5천500억 원을 유치해 상반기 히트 상품 대열에 올랐다.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와 전자금융 이용 수수료 등을 면제하고 고객 등급 및 상품 가입 정도에 따라 추가로 기타 예금거래 수수료를 감면해 주는 점이 특징이다.
시중은행 상품개발실 담당자는 "고객들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상품보다 '나를 위한 상품'이라는 느낌을 가질 때 관심을 갖는 것 같다"면서 "은행들도 갈수록 고객층을 세분화해 신상품을 개발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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