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현아, 2007년 새날 고향 뒷동산에 올라 뜨는 해에 네 얼굴 그려놓고 명복을 빌고 돌아서니 벌써 6월이다. 6월은 도현이 이름만 불러도 가슴이 시려온다. 눈물이 하염없이 가슴 속에 냇물이 되어 흐르는구나"
서해교전 때 전사한 고 황도현 중사의 아버지가 고인의 부조상 앞에서 아들에게 보내는 추모의 글을 읽으며 오열했다.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는 서해교전 5주기를 맞아 전사자의 넋을 기리는 추모식이 열렸다.
추모식에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장수 국방장관, 송영무 해군참모총장, 전사자 유가족, 당시 교전 참가장병 등 1천3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유족들은 숨진 아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2002년 서해교전 발생 이후 총리가 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도식을 주관한 황기철 해군 2함대사령관이 추모사를 통해 숨진 장병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자 유족들의 흐느낌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추모식 내내 울음을 참았던 고 황도현 중사의 아버지는 아들의 얼굴이 새겨진 청동부조 앞에서 5년 전 부모의 품을 떠난 자식에게 추모의 글을 바치며 북받치는 그리움에 눈물을 떠뜨렸다.
"용감히 싸우다 전사한 자랑스러운 내 아들 도현아, 이름만 불러도 가슴이 시리고 눈물이 흐른다. 아버지는 네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지 찾아가마.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거라"
국가를 위해 희생된 자식들을 점점 잊고 있는 정부와 사회의 무관심에 유족들의 불만과 서러움은 컸다.
고 한상국 중사의 어머니 문화순(61)씨는 "5년이 지나 잊어야지 잊어야지 하는데 장병들을 보면 그게 잘 안된다"며 "나라에 몸 바친 아이들을 위해 정부가 해준 게 뭐냐.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한 중사의 아버지 한진복(62)씨도 "외국에서 희생된 사람에게는 정부가 (추모식을) 거창하게 해주면서 우리 자식들에게는 (서해교전 당시 정부나 국민이) 관심이나 있었냐. 바라는 게 있다면 아들이 마음편히 훨훨 날아가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 조천형 중사의 어머니 임헌순(61)씨도 "나이가 드니 아들 생각이 더 간절한데 정부나 국민은 이 때만 관심을 갖는다. 자식잃은 부모 마음이야 세월이 흘러도 같지 무슨 할 말이 있겠냐"며 울먹였다.
일부 유족들은 5년만에 총리가 추모식에 참석했지만 정부의 무관심은 여전하다며 그동안 군이 주관으로 거행된 추모식을 앞으로 민간단체나 정부가 여는 방안을 시민단체 등과 협의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동안 추모행사에서 말을 아꼈던 고 윤영하 소령의 아버지 윤두호(65)씨는 "전날 진수식을 가진 해군의 차기고속정 '윤영하함'이 부디 우리 영해를 수호하는데 큰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모식이 끝난 뒤 참수리정에 오른 일부 유족들은 아들의 직책과 임무 등이 기록된 액자들을 보며 또다시 흐느꼈고, 승선장병들도 참수리정을 둘러보며 서해교전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유족들은 이날 5주기에 앞서 전날 2함대 숙소에서 하룻밤을 묵고 추모식에 참석했다.
(평택=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