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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돋보기] 재미교포부부 죽음 관련 뉴스

지난 4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시 오크 클리프 지역에서 60대 재미교포 부부가 차를 몰다가 강에 빠져 숨졌습니다. 미국 현지의 신문들은 이들이 안타까운 사고로 죽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미주 중앙일보와 연합뉴스를 거쳐 한국의 신문 방송 뉴스로 보도될 때 쯤 이 사고는 '영어가 서툴러서 일어난 참변'으로 둔갑해 있었습니다. 유족들은 사실관계 확인에 소홀했던 한국 언론의 오보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SBS 8시뉴스는 이들 재미교포 부부의 죽음을 "서툰 영어가 부른 참변"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이들이 휴대 전화로 소방 구조대에 구조요청을 했지만,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의 추적취재에 따르면, 이들이 강으로 연결된 샛길에 잘못 접어든 것은 폭우와 엉터리 표지판 때문이었으며, 이들의 구조요청 통화가 녹음된 2분9초짜리 음성파일에 자동차가 완전히 물에 잠기는 소리까지 녹음되어 있을 정도로 상황이 급박했습니다. 이들의 참변은 의사소통 장애 때문이 아니라 폭우 등 비상사태에 대한 미국 정부의 부실한 대비 때문이었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사고와 관련하여 뉴스는 폭우 속에서도 샛길 진입을 금지하지 않았던 시 당국의 무신경을 참변의 원인으로 지적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뉴스는 '서툰 영어'가 참변의 원인이라고 보도함으로써 미국정부의 책임문제를 덮어버린 전형적인 사례가 되었습니다.

금속노조가 추진하고 있는 한미 FTA 반대 파업은 노조 안팎에서 강력한 저항에 부딪쳤습니다. SBS 뉴스에 따르면 정부는 21일 FTA 반대 파업을 불법적인 정치파업이라고 규정하고, 이에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대자동차 노조 홈페이지에는 파업을 자제하자는 글이 잇따랐습니다. 19일 뉴스는 울산 지역의 시민단체들이 파업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이와는 달리 금속노조 쪽의 주장은 부각시키지 않았습니다. "양쪽의 주장을 균형감 있게 전달한다."는 뉴스의 원칙은 정치뉴스에서는 지나치다고 할 정도로 지켜지지만, 노동문제 보도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요즘은 시민단체들도 다양해 어떤 단체인지 밝히지 않으면 오해가 일어나기 쉽습니다. 19일 뉴스는 파업을 촉구한 시민단체를 '140여 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범시민 협의회'라고만 밝혔습니다.

그런데 '범시민 협의회'의 정식명칭은 '행복도시 울산 만들기 범시민협의회'이며, 참여단체에는 울산상공회의소, 경제인협회, 중소기업협의회를 비롯한 경제단체들도 망라되어 있습니다. 참여연대나 환경운동연합, 경실련 등 우리에게 익숙한 '시민단체'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말입니다. SBS 뉴스는 이번 대선을 진정한 정책 선거로 만들자는 매니페스토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SBS 뉴스의 매니페스토 운동 보도는 오랫동안 원론적인 수준을 맴돌 뿐, 구체적인 정책 검증으로는 나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5월 29일부터 한나라당 예비후보들의 정책토론회가 열리자 신문들은 별도의 평가 팀까지 구성하여 이들의 토론 자세와 공약들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를 벌였습니다. 그럼에도 SBS 뉴스는 정책토론회에서 나온 후보들의 공약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첫 정책토론회를 보도한 29일 뉴스는 이명박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구상과 대처 전 영국수상의 통치이념을 도입하겠다는 박근혜 전 대표의 구상이 도마 위에 올랐다는 정도의 소개로 끝났습니다. 뉴스는 부산에서 열린 두 번째 복지 교육 분야 토론회와 관련해서는 토론의 내용이 아니라 토론장 바깥에서 벌어진 검증공방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지난 19일 열린 외교 안보 분야 토론회도 SBS 뉴스의 보도만 가지고는 후보들이 무슨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매니페스토 운동을 펼친다면서 정작 후보들의 정책을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자료들을 소홀하게 다루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태도입니다. SBS 뉴스의 대선보도는 지금까지 검증과 관련한 당사자들의 검증 안 된 주장들과 여론조사가 중심을 이루어 왔습니다. 여론조사의 문항도 신중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2일 뉴스는 후보들의 청렴성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현재 대선주자 가운데서는 박근혜-이명박-손학규-한명숙 순으로 청렴하다고 생각한다는 답이 많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어떤 근거로 네 사람에 대해서만 물었는지, 또 설문이 어떻게 되어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보도였습니다. 뉴스는 여론의 흐름을 주시해야 하지만, 동시에 여론을 이끌 수 있는 자료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각 진영은 이렇게 주장하고, 이에 대해 여론은 이렇게 본다는 식의 보도로는 정치와 여론의 흐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경마식 보도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이런 보도로는 SBS 뉴스가 보는 정치상황은 어떤 것인지를 시청자들이 알 수가 없습니다. 토론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에 앞서 보도해야 할 것은 토론의 내용입니다. 제기된 의혹에 대한 당사자들의 주장에는 뉴스자체의 검증 취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사실 확인에 소홀하고, 균형감각을 잃었으며, 궁금증을 풀어주지 못한 뉴스를 골고루 볼 수 있었던 지난 한 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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