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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모은 돈인데.." 곗돈 15억 들고 잠적

<8뉴스>

<앵커>

이번에는 한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 일어난 돈 문제입니다. 한꺼번에 수십개의 계를 관리해 오던 50대 여성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피해액만 15억 원, 돈과 함께 수십년을 쌓아온 이웃간의 믿음도 사라졌습니다.

김요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면목동에 사는 56살 신 모씨는 이웃 주민들과 함께 8년째 계를 들어 왔습니다

남편과 사별하고 식당일로 어렵게 생활했지만 아들의 전세비를 마련하기 위해 곗돈을 부지런히 부어왔습니다.

만기일이던 지난 11일, 신 씨는 곗돈을 타러 갔다가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습니다.

돈을 관리하던 계주 김 모씨가 돌연 잠적한 것입니다.

[신 모씨/피해자 : 신랑 없이 살면서 자식들 하나 잘되게 하 려고 이렇게 했는데... 그건 아니잖아요.]

한 때 동네에서 우유배달일을 했던 김 씨는 20년 전부터 65살 엄 모씨와 함께 동네에서 계모임을 주도해 왔습니다.

김 씨가 돈 관리를 잘한다고 소문이 나면서 39 구좌로 출발했던 계는 1200구좌까지 불어났습니다.

한 달에 오가는 돈만 5억 원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누가 곗돈을 타가는 지를 비밀에 부쳐왔고 곗돈이 어떻게 관리되는 지를 아무도 몰랐습니다. 

김 씨가 홀연히 사라지자 경찰을 찾은 피해자만 81명, 피해액은 15억 원이 넘지만 해결책은 보이지 않습니다.

[송희철/서울 중랑경찰서 수사과장 : 법으로는 어떤 보상 대책이 전혀 없는 거니까요. 개인간에 이뤄진 계약관계니까 민사관계라고 봐야죠.]

경찰은 오늘(22일) 김 씨와 엄씨의 집을 압수수색해 계모임에 사용된 장부를 확보하고 김 씨를 전국에 지명수배했습니다.

하지만  십수년 간 계를 함께 하면서 쌓여온 동네 사람들의 믿음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습니다.

[지 모씨/피해자 : 재봉틀을 밟아 가지고 그 돈을 벌었다고요... 이걸 부으려고 제가 얼마나 기가 막히게 한 줄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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