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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파업 재고' 상정도 못할 사안인가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지부장 이상욱)가 다음주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22일 열린 임시대의원 대회에서 한 대의원이 '정치파업에 대한 재고'를 안건으로 상정해달라고 요청했다가 '요건이 안된다'며 지부장에 의해 단번에 거절됐다.

정치파업 강행에 대한 울산시민과 국민적인 우려 분위기가 전달돼 파업 철회 또는 노조간부 파업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여겨졌던 대의원대회에서 파업재고가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일부 조합원은 대의원대회에 앞서 인터넷 자유게시판에서 "이번 임시대의원대회가 중요한 자리인만큼 대의원들이 충분히 현장의 여론을 듣고 갔고 진정 조합원 소리가 반영되길 기대한다", "파업을 철회토록 요구해야한다"는 등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노조규약에 따라 이미 상급노동단체인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서 결정된 파업을 산하의 지부 대의원대회에서는 바꿀 수 없기때문에 '요건'이 안된다는 이유로 '파업재고'가 상정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대의원대회 규정상 논의대상이 될 수 없는 안에 대해서는 대의원대회 의장인 이상욱 지부장이 상정을 거부할 수 있어 절차·규정상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대의원이 파업재고건에 대해 잇따라 동조를 하면서 상정시켜달라고 의장과 대회장 분위기를 잡으면 적어도 '상정을 할 것이냐·말 것이냐' 또는 '상정 할 수 있나 없나'를 놓고 참석 대의원의 표결까지는 이끌어내지 않았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파업재고건을 발의한 대의원 이외에는 뜻을 같이한 대의원이 나서지 않아 안팎으로 거세게 일고 있는 파업 철회 등 '파업 재고' 문제에 대해서는 토론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따라 파업철회까진 결정하긴 어렵더라도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하지 않아 절차상 하자가 지적된 점과 현장 조합원 분위기가 예전 파업때와는 다른 점이 많은 데도 이번 대의원대회는 별다른 논란없이 조용히 끝나 버린 것이다.

울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대의원대회에서 조합원과 울산시민 여론이 반영돼 제발 파업만을 피했으면 기대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상욱 현대차지부장은 파업자제를 촉구하는 여론속에 이미 수차례의 인터뷰와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FTA 반대파업은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며 예정된 파업을 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이 지부장으로서는 어떤 방식으로든지 파업재고건이 대의원대회 등 노조내부에서 공개 논의될 경우 금속노조의 '파업 동력'에 영향을 미치는 등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현대차지부가 '금속노조에서 결정한 파업을 지부로서는 따를 수 밖에 없다'는 논리를 계속 적용, 노동자의 생존권 사수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이번 한미 FTA 반 대파업에 동참키로 한 상황에서 향후에 결정되는 또다른 금속노조의 정치파업 방침에도 항상 동참할 수 밖에 없는 '파업의 숙명'을 계속 안고 갈 것 인지 주목된다.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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