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십니까?
세계 경제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만리장성, 진시황제, 공자와 노자, 인해전술, 가짜 천국, 베이징 올림픽 등등 여러가지가 있겠죠.
그중에서도 오늘은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중국의 인구는 13억명을 훨씬 넘습니다. 모두 아시는대로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랍니다.
그래서 그 유명한 '인해전술'이라는 군사작전도 나오지 않았겠습니까?
중국 고대 역사서를 읽다보면, 과거 춘추전국시대 때부터 전쟁에 나선 병사들의 숫자가 적을 땐 수만명, 많을때는 몇십만명에 달할때도 있습니다. 물론 과장도 섞였겠지요.
또 봉건제후 시대, 모반사건이 일어났다하면 보통 3-4만명씩 죽었다고 기록돼있습니다.
그런 책들을 보면 역시 중국이다라는 생각과 함께 그 스케일에 압도되는듯한 느낌도 듭니다만,
한편으론 사람이 워낙 많다보니 사람 목숨을 파리목숨 보듯하지 않았나하는 섬뜩한 생각도 듭니다.
인해전술 역시 앞에선 동료들을 죽여가면서 이기는 전술 아니겠습니까?
선진국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지금의 중국사회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중국사회를 뒤흔든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15일 SBS 8시 뉴스를 보신 분들께서는 아실지 모르겠습니다. 어린이들이나 장애인들을 납치해 짐승처럼 부려먹은 현대판 노예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중국 허난성과 산시성에 있는 벽돌공장과 광산 등에서 어린이들과 청소년, 장애인,농민 등 수백명을 하루 16시간 이상 노예처럼 혹사시키다가 공안당국에 적발된 것입니다.
문제의 벽돌공장과 광산 업자들은 인신매매 조직으로부터 어린이들과 청소년,장애인들을 한 명에 우리돈 4만원 정도를 주고 데려온 뒤, 소나 말처럼 부려먹었습니다. 또 일을 제대로 못하면 가혹하게 구타해 불구가 되거나 숨진 아이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물론 업자들은 관할 경찰과 공무원, 정치인들에게 뇌물을 상납했고, 이들 지방권력의 든든한 비호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현지 언론보도를 보면 경찰이 구출한 사람만 6백명이 넘고, 노동착취 혐의로 체포한 사람이 168명이라고 합니다.
소식을 접한 중국인들은 처음에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하며 분노했지만, 며칠 지나면서 괜한 중국의 치부만 드러냈다며 자기들끼리 쉬쉬하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중국 정부 역시 마찬가집니다, 사건이 처음 발생했을 당시 후진타오 총리까지 나서서 진상을 파악하라고 지시했습니다만, 불과 사흘 뒤 각 언론사에 보도중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올림픽을 앞두고 국가 이미지가 손상될 수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이와 관련해 책임지고 물러난 관료도 없습니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어땠겠습니까?
고도성장을 추진하면서 인권따윈 무시해온 중국이 제 발등을 찍고 있는 셈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수십년 동안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해온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는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일입니다. 사회주의가 가장 강조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인간의 존엄성인데, 인간의 존엄성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떨어질 수 있을까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일까요?
2년 전 중국 상해에 갔을때 이런 말을 들은 기억이 납니다.
"1달러만 준다고 해도 일할 사람이 줄을 선다. 싫으면 가라고 하면 되고, 그래도 하겠다는 사람이 넘쳐난다."
맞는 말일지 모릅니다.
여기에 '돈과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주의가 더해지면서 인권 경시가 더욱 심해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도덕과 인간성,동정심 따위는 잊은 채 오직 돈 버는데만 집중하다보니 자연스레 생기는 일이라 볼 수 있는 거죠.
제가 중국에서 오래 머물러 있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의 고유한 문화를 잘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 노예사건을 통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거기에 수천년 지속된 봉건주의가 결합된 오늘날 중국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착잡한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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