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표기 삭제로 논란을 빚은 일본 돗토리(鳥取)현 고토우라초(琴浦町)가 한일 우호 기념비 문제와 관련, 일본어 비문에서만 '일본해'를 사용하고 한글 비문에서는 일본해와 동해 양쪽을 모두 삭제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교도(共同)통신과 현지 민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고토우라초는 비문 문제가 제기되자 우호기념비에서 일본어 비문에는 '일본해', 한글비문에는 '동해'로 표기하기로 했으나 일각의 비판으로 아예 둘다 빼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다시 정정했다.
고토우라초 간부는 이와 관련, "더이상 주민들에게 불안을 주지 않도록 이를 최종 결정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단 돗토리현 본부에서는 "국제교류를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지 의문이며 다시 항의할 수밖에 없다"며 반발했다.
고토우라초는 한일 양국의 우호를 상징하는 비문의 영해 표기 문제가 양국간 감정 싸움으로 비화되자 둘다 삭제하는 방안 등 절충점을 찾으려한 흔적이 엿보이지만 결국 우익 단체의 압력에 굴복, 일본해만을 표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방위청 장관 등 자민당 국회의원들이 소속된 이 우익 단체는 돗토리현에 본부를 둔 '내일의 일본을 생각하는 모임'으로, 전국 규모의 극우집단인 '일본회의',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등과 연계해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명칭) 반환' 등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1994년에 세워진 이 비석은 고토우라초 주민들이 1819년 한반도에서 표류해온 조선인 상선 선원들을 구조한 뒤 융숭하게 대접해 돌려보냈다는 사실을 일본어와 한글로 소개하고 있어 그동안 양국간의 우호의 상징물로 여겨져 왔다.
당초의 비문은 "분세이(文政) 2년(1819년) 1월 일본해(동해)에서 조난당한 강원도의 상선이 아카사키 앞바다를 표류하던 중 거친 파도를 만나 배가 대파했지만 12명의 선원 전원이 이곳 사람들에 의해 구조됐다. 당시 돗토리번(藩)은 이들을 융숭하게 대접한 뒤 2척의 배로 사카이항에서 나가사키로 보내 일행이 무사히 귀국하도록 했으며, 이들은 깊은 감사를 표시했다. 이 기념비는 일한 양국의 우호와 평화의 영속을 기원하며 돗토리현과 한국 강원도간의 우호교류의 역사적인 만남이 이뤄졌던 이 땅에 건립된 것이다"라고 적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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