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까지 상환되지 않은 무기명채권은 모두 1천800억 원.
이들 채권은 지난 2003년 말로 이미 만기가 지났습니다.
이후 2년 뒤인 2005년까지만 이자를 지급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이자가 한푼도 붙지 않는데도 거액의 무기명 채권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명 묻지마 채권으로 불리는 이 무기명채권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지하자금을 끌어내기 위해 금융실명제 적용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발행했습니다.
모두 3조 7천억 원 규모로 발행된 무기명채권의 표면 금리는 최고 연 7.5%.
당시 시장 금리가 연 20%에 육박했던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낮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자금 출처를 묻지 않고 거래시 실명 확인을 하지 않는데다 상속세와 증여세를 면제해 주는 등 파격적인 조건 때문이었습니다.
무기명채권의 이런 특별한 조건이 만기가 지나도록 상환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비자금 은닉과 불법정치자금, 그리고 탈세 용도로 이만한 상품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사채시장에서는 30% 안팎의 프리미엄까지 붙어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자를 포기하면서까지 돌아오지 않는 거액의 무기명채권.
주먹구구식 한국 경제의 씁쓸한 단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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