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호 검사실입니다. ○월 ○일까지 출두해주셔야겠습니다.", "거짓말, 당신네 사기꾼들 자꾸 전화하면 진짜 검찰에 신고한다."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공공기관 사칭 전화송금사기, 일명 '보이스피싱 (Voice Phishing)'의 역풍으로 검찰이 '가짜 검찰'로 오해를 받아 업무에 차질을 빚는 웃지 못할 상황이 자주 생겨 검찰이 난감해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에서 일하는 A씨는 최근 사건 관련자를 불러 조사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상대방으로부터 다짜고자 온갖 욕설을 듣는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진땀을 빼며 상대방을 진정시키고 한참동안 '오해'라고 납득시킨 뒤에야 A씨는 겨우 원래 하려던 말을 할 수 있었다.
다른 검찰 관계자 B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자신이 검찰이라고 신분을 밝히자마자 상대방이 '그쪽 전화번호를 달라. 확인해 보지 않고는 진짜 검찰인지 못 믿겠다'고 나왔다.
상대방은 '5○○' 국번으로 시작하는 서울중앙지검의 전화번호를 받아적어 직접 전화를 걸어보고 난 뒤에야 비로소 B씨가 진짜 검찰 관계자라는 사실을 믿고 대화에 응했다.
이 같은 일은 비단 두 사람만의 경험이 아니라 전화로 참고인이나 피의자의 소환일정을 조율하는 일을 주로 맡는 검사실 수사관들이 최근 수시로 겪는 공통된 애로사항이다.
검찰 수사관 C씨는 "최근 10번 정도 전화하면 3번 정도는 검찰로 믿지를 않아 설득에 애를 먹는다"며 "전화로 간단한 사항만 확인하면 돼 굳이 청사로 불러 조사 할 일이 아닌데도 정식 소환장을 보내게 돼 서로 불편함을 겪게 되는 일도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보이스피싱 사범을 적발해야 하는 검찰은 '검찰을 사칭하는 전화는 일단 의심하라'고 홍보해야 할 입장이지 업무편의만을 위해 '검찰 전화를 오해하지 말고 잘 받으라'고 말할 수도 없는 처지다.
서울중앙지검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아직도 잦아들지 않고 있는 보이스피싱 사범을 잡아들이는 데 주력해야 할 때"라며 "검찰이 오해를 사지 않는 근본적 방법은 검찰을 사칭하는 범죄자들을 근절시키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