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병원 응급실은 으레 긴박하고 아주 소란하죠? 그런데 이 응급실 앞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는 딱새 한 쌍이 있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조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 정선의 진폐환자 전문 요양병원, 응급실 옆 철제 캐비닛으로 딱새 한 쌍이 부지런히 드나듭니다.
한 귀퉁이 둥지에는 눈도 뜨지 못한 새끼 다섯 마리가 웅크리고 있습니다.
수컷과 암컷은 쉴새없이 먹이를 물어나르고 배설물을 받아냅니다.
딱새부부가 이 곳을 찾은 것은 지난달 중순, 리모델링 공사 때문에 응급실의 캐비닛을 밖으로 내놓자 기다렸다는 듯 둥지를 틀었습니다.
병원측은 새끼들이 자랄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고 구급차도 병원 입구부터 사이렌을 끄기로 했습니다.
[태석/정선병원 원장 : 우리 병원에 온 손님이고 또 새 생명이 태어난 거니까 굉장히 반가운 일이죠. 저희 병원에서는 다섯 마리 모두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노력을 ...]
직원이나 환자들은 딱새 새끼들을 보러 오는 게 중요한 하루 일과가 돼버렸습니다.
[고윤재/입원환자 : 새끼를 까니까 보기도 좋고 매일 내려와서 자주 보고 또 먹이도 갖다 먹이는 것 보니, 보기도 참 좋습니다.]
병원 직원과 환자들, 부모의 사랑 속에서 새끼 딱새들은 힘차게 날아오를 날을 꿈꾸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