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는 한 전력공급회사가 전기요금을 내지 않는 가정에 전기 공급을 중단한 뒤 전기로 작동되는 산소 호흡기를 사용하던 환자가 목숨을 잃음에 따라 책임 공방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정서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전력회사가 매를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전력회사는 절차상으로 자신들의 행위에 전혀 잘못이 없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사건은 지난 29일 일어났다.
전력공급회사인 머큐리 에너지가 오클랜드 망게레 지역에 있는 한 가정에 전기요금 168.40달러를 체납했다는 이유로 전기 공급선을 끊어버림으로써 2시간 반 뒤에 이 집에 살던 네 자녀의 어머니인 폴롤레 물리아가(44)가 숨졌다.
가족들은 심장질환과 호흡곤란 등으로 전기로 작동되는 산소 호흡기가 있어야만 생활할 수 있던 물리아가 여인이 숨진 것은 머큐리가 전기를 차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머큐리에 강한 분노를 표시했다.
가족들은 머큐리 하청업체 직원이 전기 차단을 통보하러 왔을 때 기회를 한 번만 더 달라고 애원했으나 들어주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머큐리 측은 전기를 차단함으로써 사람의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가족들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했다.
제임스 모울더 머큐리 사장은 "하청업체 직원을 불러 조사한 결과 물리아가 여인이 전기 요금 체납 문제와 단전 후 복구 시기 등에 대해서만 얘기했을 뿐 의료기사용 문제나 자신의 건강 문제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신들의 조치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시한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전기 공급을 중단했을 때 그 집에 사는 누군가가 위험에 처해질 수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거듭 해명했다.
그런데도 머큐리에 대한 시민들의 감정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31일 머큐리 본사로 몰려가 머큐리가 살인을 했다며 시위를 벌이고 있고, 헬렌 클라크 총리는 "그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로 두 번 다시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머큐리 측을 겨냥한 말이었다.
클라크 총리는 하청업체 직원이 물리아가 여인의 집을 방문했을 때 물리아가 여인이 코에 튜브가 꼽혀진 것을 보았다면서 그것만으로도 전기 공급을 중단하는 일만은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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