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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나, 첼로 거장에서 마에스트로로

혼신 다한 지휘에 청중 기립박수로 화답

제1회 성남 국제 청소년 관현악 페스티벌(22-27일)의 폐막공연이 열린 27일 오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젊은 거장' 첼리스트 장한나(26)가 무대에 올랐다. 손에는 첼로 대신 지휘봉이 들려 있었다. 장한나가 지휘자로 데뷔하는 날이었던 것.

그는 "작곡가의 대표작은 거의 오케스트라 곡이라 첼로만으로는 아이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오래 전 지휘자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고, 4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지휘 공부를 해왔다

객석의 불이 꺼지고 무대의 조명이 밝아지자 빨간색 티셔츠 위에 현대적인 검은색 연미복을 갖춰 입은 장한나가 100여 명의 한국, 중국, 독일의 연주자로 구성된 연합 오케스트라가 도열한 가운데 씩씩하게 걸어나와 포디엄 위에 올라섰다.

헤어스타일은 지휘를 위해 단발머리로 새롭게 단장한 모습이었다. '천재'의 손끝에서 나오는 오케스트라의 화음은 어떨까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오페라하우스(약 1천800석)의 대부분 좌석을 메운 청중은 뜨거운 박수로 장한나와 연합 오케스트라를 맞았다.

첫 곡으로 연주된 베토벤 '코리올란' 서곡부터 시선은 온통 장한나에게로 집중됐다. 그는 처음부터 끝가지 악보 없이 암보(暗譜)로 지휘했다. 또 마치 명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을 연상케 하는, 온몸으로 지휘하는 지휘자의 전형을 보여줬다.

그는 "수 십 년 동안 뉴욕 필하모닉 청소년 음악회에 열정을 쏟았던 번스타인을 존경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악기의 비브라토(vibrato)에서는 손을 부르르 떨기도 했고, 때로는 발을 구르고 때로는 춤을 추듯 온몸을 움직이며 초반부터 오케스트라를 장악해 갔다.

두번째 곡인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1번으로 넘어가면서 그의 움직임은 한층 활기차졌고, 그가 가리키는 곳에서는 어김 없이 그의 손끝으로 조련된 화음이 빚어져 나왔다.

최근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를 통해서 더욱 유명해진 베토벤 교향곡 7번은 드라마 속의 다소 해학적인 면은 배제하고 대신 진지함으로 정면승부를 펼쳤다.

장한나는 지휘자에게 빼놓을 수 없는 덕목인 카리스마도 이날 유감없이 발휘했다.

연합 오케스트라의 리허설 기간은 고작 3일. 그것도 일정 때문에 전체를 지휘하는 시간보다는 서울시청소년교향악단, 중국 선양 청소년 교향악단, 성남청소년교향악단, 과천시립청소년교향악단, 독일 브란덴부르크청소년교향악단 가운데 몇 곳을 조합해 지휘해야 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또 리허설 초반 장한나는 체한 몸을 이끌고 지휘대에 서기도 했고, 선양 청소년 교향악단 악기의 질은 다른 오케스트라에 비하면 형편 없이 떨어졌다. 또 서울시청소년교향악단 일부 연주자는 연습시간에 늦거나 일찍 돌아가는 불성실한 모습으로 실망을 주기도 했다.

처음에는 실수를 남발하던 연합 오케스트라는 본 공연에서는 흠잡을 데 없는 연주를 보여줬다.

본 공연이 끝나자 "시간이 없어서 앙코르곡은 준비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최측 성남아트센터의 우려와 달리 브람스 헝가리안댄스 1번을 멋지게 선사했고, 장한나는 "리허설 기간이 3일 밖에 되지 않아 앙코르를 한 곡 밖에 준비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같은 곡을 다시 한 번 연주했다.

모든 연주가 끝나자 청중은 우리나라 젊은 여성 지휘자의 탄생을 축하하며 아낌없는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음악 칼럼니스트 이지영(성남아트센터 홍보과장)씨는 "장한나는 자신의 첼로 주무르듯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면서 "음악의 해석에 있어서도 첼로 톤으로 굵직굵직하게 가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성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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