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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크, 5백 억대 비밀 계좌"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이 일본 은행에 비밀계좌를 개설해 3억 프랑, 우리돈으로 554억 원을 예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다른 나라도 아니고 선진국이라는 프랑스의 대통령이 수백억 원대 비밀계좌를 갖고있다! 과연 사실일까요?

개인적으로 시라크 전 대통령하면 훤칠한 키에 배우 못지않게 멋있게 생긴 얼굴, 프랑스라는 국가 이미지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거기에 파리시장까지 지냈고,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제게는 그런대로 좋은 이미지로 남아있습니다.

지난 16일 자정, 임기가 만료된 시라크 대통령은 12년동안이나 대통령직을 수행했습니다.

1967년 처음 장관직을 맡았다고 하니, 40년동안이나 영욕의 관직인생을 살아온 그입니다.

그런데 때아닌 5백억 원대 비자금 의혹이라니?

영국의 가디언지는 프랑스 경찰이 전직 국방부 산하 정보국장을 역임한 '필리프 롱도'의 가택을 수색해 '일본건', PR1건', 'PR2건'이라는 명칭의 파일을 찾아냈다고 보도했습니다.

위에서 PR이란 '대통령(President of Republic)'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프랑스 사법당국은 16일 시라크 전 대통령이 퇴임한 이후부터 압수한 파일을 검토하기 시작했으며, 이틀 뒤엔 전 정보국장인 롱도를 소환해 조사까지 했다고 합니다.

문제의 파일에는 90년대 일본의 도쿄소와은행에 시라크 전 대통령 명의로 개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계좌정보가 담겨있었다고 합니다.

시라크 전 대통령의 비밀계좌 개설 의혹은 1년 전에 처음 불거졌다고 하는데요,

당시 시라크 대통령과 측근들은 비밀 계좌 의혹에 대해 극구 부인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제 대통령이라는 권좌에서도 물러났고, 다음달 17일이면 대통령 면책특권도 종료돼 조사를 받을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이에 앞서 시라크 전 대통령은 지난 1977년부터 1995년까지 파리시장 재직 당시 공공기금 유용과 부패 스캔들에 연루됐다는 혐의도 받고 있었다고 하네요.

가디언지는 시라크 전 대통령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판사들이 일본 비밀계좌 존재에 대해 확신하고 있다며, 시라크가 사법당국의 화살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우리나라도 과거 전직 대통령들의 비자금 때문에 얼마나 나라가 시끄러웠습니까?

제 기억으로 최근 수 년 동안 이른바 선진국이라고 꼽히는 국가들에서 국가지도자들이 수백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비리 기사를 본 기억이 없습니다.

나름대로 시스템이 작동하는 나라들이기 때문입니다.

시라크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흘러갈 지 궁금합니다.

가디언지의 보도가 맞다면, 프랑스 사법당국이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비밀계좌 조성이 사실이라면 다음과 같은 내용들에 관심이 모아지지 않을까요?

첫째, 5백억 원대 비자금을 언제, 어떻게, 왜 조성했나?

둘째, 그 이상의 돈은 존재하지 않았나?

셋째, 비자금의 사용처는?

넷째, 누가누가 관련됐나? 

다섯째, 왜 일본 은행인가? 등등...

한편으론 보도가 맞다면 1년 전부터 불거진 의혹에 대해 왜 프랑스 사법당국이 침묵을 지키고 있었는 지와 함께, 시라크가 명예롭게 권좌에서 물러날 때까지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점도 의혹입니다.

현직 지도자에 대해서는 가급적 흠집을 내지 않는 게 프랑스 사회의 관행일 지 모르겠습니다만, 제 개인적으로는 시라크와 사법당국간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만, 비밀계좌 개설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프랑스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사건임에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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