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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칫돈' 움직인다…떠도는 돈 어디로?

부동산 시장에서 주식시장·해외펀드로 여유자금 이동현상 뚜렷

<8뉴스>

<앵커>

다음 뉴스입니다. 최근 투자처를 찾지못한 부동자금들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면서 증시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수백조 원에 달하는 시중 부동자금 문제, 정명원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정 기자, 시중에 떠도는 돈이 구체적으로 얼마쯤 됩니까?

<기자>

보통 시중에 떠도는 돈의 규모를 말할 때는 6개월 미만의 금융 상품에 돈이 얼마나 있는 지를 보는데요.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최근 3월까지 550조 6천억 원이 부동자금으로 파악됩니다.

이 부동자금이 어디서 왔나 궁금하실텐데요.

우선 부동산 시장의 돈이 들어왔고, 정부가 올 들어 지급한 혁신도시 보상금도 유입됐습니다.

특히 기업들이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고, 경기가 좋아지면 금리가 인상되니까 돈 빌리기가 어렵겠다고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채권과 주식 발행을 해서 현금 보유를 늘리고 있습니다.

가계 역시 은행 이자가 성에 안 차니까 여유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는 거죠.

지금 상황은 지난 2004년도에 은행 실질금리가 마이너스가 되면서 은행예금이 주식형 펀드와 부동자금으로 몰렸던 때와 비슷하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최근 몇 년 동안은 돈이 부동산으로 많이 쏠렸었는데 지금은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일단 일부가 주식 시장과 해외 펀드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긴축 정책을 발표했지만, 오늘도 코스피 지수는 1628을 넘어 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최근 증시 주변에 돈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우선, 증권사 CMA 잔고가 16조를 넘었고요. 

매일 2천억 원씩 늘고 있는 증권사 고객 예탁금도 12조 원입니다.

주식형 펀드 잔액도 52조를 넘어섰고, 해외 펀드 투자자금만 이미 30조 원이 넘었습니다.

그러니까 부동산에 몰렸던 돈이 3년 만에 금융 시장으로 완전히 돌아서는 흐름이 확연해지고 있는 겁니다.

<앵커>

돈이 이렇게 많다는데 서민들이 그렇게 느끼지 못하는건 왜 그렇습니까?

<기자>

그렇죠.

서민들 주머니 사정이 좋아지려면 기업들이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소득이 늘어나야하는데, 말씀드린대로 기업들이 지금은 현금을 굴리고만 있습니다.

또, 은행들이 증권사 CMA에 돈을 빼앗기다보니까 양도성 예금증서, CD 발행을 늘리면서 CD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데요.

문제는 CD 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분들이 내야하는 이자도 오른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서민들 입장에서 보면 벌어들이는 돈은 줄어들고 내야 할 돈은 많아지고 있는 셈이죠.

<앵커>

돈이라는 게 적재 적소에 적당히 공급되야 경제가 건강해지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되면 부작용이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봤듯이 이런 '쏠림'현상과 '거품'은 동전의 양면인데요. 

최근에 보면 해외 펀드에 '묻지마 투자' 양상까지 보이는 점은 걱정스러운 부분입니다.

특히 특정 국가에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문제입니다.

사실 이런 부동자금을 거둬들이려면 한국은행이 금리를 조정해야 하지만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주택담보대출 규모만 218조가 넘는데요.

대출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대부분의 가계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더 큰 문제는 이런 현상에 대해 마땅한 대책을 내놓기가 어렵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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