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 낳은 세계적인 인기 프로복서 매니 파키아오(29)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파키아오는 20일 밤(한국시간) 개표가 끝난 필리핀 남 코타바토 남부지역 국회의원 선거에서 3선에 도전한 여성 정치인 다를레네 쿠스토디오에 패배했다고 AP통신이 필리핀 ABS-CBN 방송을 인용, 보도했다.
파키아오는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개표 결과를 받아들인다"며 "쿠스토디오와 총선에서 승리한 이들이 가난한 이들을 돕겠다는 약속을 지킨다면 나는 행복할 것이다. 그렇게만 되면 내가 이긴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현업인 복싱으로 돌아가 올 9월에 있을 경기를 준비할 계획이다.
파키아오는 통산전적 44승(35KO)3패2무로 세계복싱평의회(WBC) 슈퍼페더급 세계랭킹 1위지만 현 챔피언을 웃도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KO율 79.5%의 호쾌한 스타일 때문에 미국복싱기자협회와 세계적인 복싱 전문지 '링'이 2006년 '올해의 복서'로 선정했을 만큼 필리핀 뿐 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8천800만 국민의 절반이 하루 2달러로 생활하는 필리핀에서는 그가 제빵사, 건설노동자 출신이라는 점까지 가미돼 국민적인 영웅으로 부각됐다.
2004년 부정선거로 당선됐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이 중간평가 성격을 띤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 파키아오를 자신의 진영으로 끌어들인 것은 이런 국민적 인기 때문.
하지만 필리핀인들은 파키아오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를 '더러운' 정치판에 보내지 않는 쪽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쿠스토디오는 선거기간 내내 "필리핀 국민들은 복싱영웅 파키아오를 정치판에 보낼 준비가 돼있지 않다"고 주장한 끝에 파키아오를 KO 시키는 데 성공한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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