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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천 대표의 속내는...

범여권의 통합은 어떻게 될까요?

여러분은 관심 없겠지만 이른바 범여권에 속해 있는 정치인들은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이야 말할 필요도 없지요.

독선과 무능, 개혁 만능주의로 각인된 이미지 때문에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인기가 바닥을 친 지 이미 오래니, 대선은 물론 내년 총선을 위해서라도 뭔가 활로를 찾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입니다.

통합이란 쉽게 말하면 한 데 묶기입니다.

떨어져 있던 사람들이 다시 합치고, 그동안 다른 식구였던 사람들이 한 식구로 모이는 거지요.

열린우리당 입장에서 민주당을 가장 먼저 돌아볼 수 밖에 없는 것은 인지상정 아닐까 싶습니다.

원래 한식구였는데, 열린우리당이 떨어져 나온 거지요.

지난 대선때 감격의 승리 직후 당시 조순형,추미애 의원을 중심으로 민주당 개조,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있었던 순간이 기억납니다.

지난 국민의 정부 권력의 중심이었던 동교동계의 옛날식 정치를 배격하고 새롭게 도모해보자는 거였는데요.

생각해보니 조순형, 추미애의원은 열린우리당 창당에 함께 하지 않았군요.

그 것도 아이러니중의  하나일 것 같습니다.

어쨌든 민주당을 향해 상당히 열정적으로 구애를 했는데 박상천 민주당 대표의 표정이 어째 심드렁해보입니다.

지난 주에 정세균 의장과 박 대표가 만났는데 상황은 정의장이 어떻게든 뭔가 해보려고 많은 얘기를 하고 박 대표는 그 거는 이래서 안되고, 저 거는 저래서 안되고 하는 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때 대화의 한토막입니다.

정세균 "오늘 저는 의장 자격으로 참석했지만 사실 대통합을 바라는 국민을 대표해서 나온 것. 책임과 역사적 사명감을 느낀다. 대통합은 대선 승리는 물론 시대정신을 위한 것이다. 이런 시대정신을 구현하려면 대선 승리 있어야 한다. 둘의 만남이 앞으로 대통합을 바라는 광장의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 처음 의정활동을 하면서 존경하고, 성공의 모델로 생각해 온 박 대표와 새 역사를 쓰도록 노력할 것."

박상천 "민주당이 열린우리당과 통합하지 않는 것이 (안하겠다고 대놓고 얘기합니다) 분당과정에서의 앙금때문이라고 보는 분들 있지만 그게 아니다. 지금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통째로 합하면 정치적 견해가 다른 잡탕식 통합일 뿐. 대선 다가오는데 이렇게 통합하면 머잖아 내분 상황 발생할 것. 원칙에 어긋나는 통합은 한국정치에도 좋지 않다."

이렇게 만남이 끝난 뒤에  열린우리당안에서는 "박상천을 때려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박상천 때문에 통합이 안되거든요"하는 논리죠.

최재성 대변인은 기자를 만날 때마다 강한 톤으로 박 대표를 비판했습니다.

" 열린우리당과 통합을 논의하면서 열린우리당 대표로 참석하는 의원은 거부한다니...일단 탈당한 뒤에 들어오라는 것 아니냐? 박 대표가 통합 과정에서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된다고 하는데...그럼 이인제는 YES! 한명숙은 NO! 인 이유는 뭔가? 어떤 것이 중도개혁세력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계속 민주당이 이렇게 나온다면 통합이 아니라 투쟁의 대상이다."는 식이죠.

말만 들어보면 도대체 통합을 하겠다는 사람들끼리 주고 받을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박 대표는 열린우리당의 연일 계속되는 공세에 "그 사람들이 그런다고 내가 눈하나 꿈쩍할 것 같냐?"고 일갈했다고 한 측근은 전하더군요.

그렇다고 두 세력이 절대 합치지 않을 거라고 얘기한다면 그 것 또한 정치의 생리를 도외시한 논리에 그칠 겁니다.

이명박 전 시장만 보더라도 그렇지 않습니까?

하루전만 해도 양보는 없다던 사람이 하루 지나고 나서 밤샘 고뇌끝에 결단했다며 양보하지 않았나요?

일단 민주당이 통합이라는 틀안에서 중심적 지위에 있는 것만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열린우리당뿐 아니라 거기서 갈라져 나온 통합신당도 같이 하자고 하고 있고요, 개별적으로 민주당 입당을 타진하는 의원들도 있다는 후문인 걸 보면.... 그렇다고 민주당과 박 대표의 입지가 탄탄한 것만은 아닙니다.

자칫 통합의 흐름이 민주당이 의도하던 것과 다르게 흘러가면 의원 13명에 불과한 민주당이 공중분해될 가능성도 상존합니다.이런 면에서 보면 박 대표는 지금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민주당안에도 열린우리당과는 안된다는 강경론자들도 있고요.

박 대표 보고 반통합론자라고 몰아부치는 또다른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박 대표의 속내는 무엇일까요?

지난 주에 제가 한시간동안 만나서 들은 얘기 중 일부입니다.

"천정배, 김근태는 같이 할 수 없다. 이념적으로 그 사람들은 좌파다. 정동영도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에 통일부장관까지 한 사람이니... 제 3지대 신당 창당은 될 수가 없다. 다들 당을 해체하고 나가서 만나자고 하는데, 일단 열린우리당은 해체 안한다고 하지 않나? 그런데 무슨 제 3지대냐?  기본적으로 될 수가 없는 거다. 통합신당과 협상은 중단된 것이지 깨진 게 아니다. 내가 굳이 중단이라는 표현을 쓴 데 주목해달라. 통합이후가 더 중요하다. 통합한 뒤에 또 내분 나고 쌈질하고 그러면 집권가능성은 영영 사라진다. 완전히 열린우리당의 이미지를 그대로 안게 되는 거다. 그리고 열린우리당을 이끌었거나 분당의 주역이었던 사람들 일부는 제외하고 중도개혁세력 통합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나오면 되는 것. 왜 열린우리당 주역이었던 사람들이 안되느냐 하면 바로 열린우리당 집고치는데 민주당을 이용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길게 말씀드렸지만 통합 논의는 어떻게든 진행될 거고, 조만간에 어떤 형태로든 일단이 드러날 겁니다.

지금 열린우리당의 박 대표 공격, 박 대표의 버티기에는 모두 집안단속용이라는 의도도 담겨 있습니다.

열린우리당은 탈당 움직임을 제어하고 싶어 하고, 박 대표로서도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현역의원들을 제어해야 하는 계산도 있을 겁니다.

민주당이 통합의 중심이 될 지, 아니면 박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현역과 원외세력들이 "우리는 통합할래"하고 뛰쳐 나갈지, 박 대표의 정치인생을 건 도박의 승패도 멀지 않아 판가름 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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