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는 어느 정부도 손댈 수 없도록 모두 지방발전을 위해서만 사용하겠다"던 당초 입법 취지와는 달리 종부세액의 상당 부분을 사실상 중앙정부의 예산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종부세 배분산식을 규정한 '지방교부세법' 시행령을 늦어도 올해 하반기 초에 개정, 중앙정부 예산으로 추진하고 있는 보건복지, 교육 등 사회복지 분야에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세수확보에 비상이 걸린 지방자치단체들로서는 전액 지방세수로 사용되던 종부세의 일부를 지원받지 못하게 돼 지자체들의 내년도 사업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또 지방교부세법 시행령은 국회 심의없이 정부가 바꿀 수 있어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약 3조원에 달하는 종부세 사용처를 놓고 정치논리가 개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9일 재정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4일 청와대 경제비서관실 주재로 재정경제부, 행정자치부 등 관련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종부세 연석회의를 열어 2년째 적용돼온 종부세 배분산식(시행령)을 개정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배분산식은 종부세액을 ▲ 지자체 재정상황(80%) ▲ 지방세 운영상황(15%) ▲ 보유세 규모(5%) 등을 감안해 전액 지자체에 배분하며, 용도 지정없이 지자체 재량으로 우선사업 등에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기존 산식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보건복지부, 교육인적자원부, 국가청소년위원회 등의 예산 요구를 반영해 '사회복지와 교육' 등 분배 중심의 특정 분야에 종부세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방세 재정상황의 비중을 80%에서 50%로 줄이는 대신 ▲ 사회복지 25% ▲ 지방교육 20%를 각각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바뀌거나, 특정 부처의 긴급한 예산요구가 있을 때마다 종부세액의 일부가 사실상 중앙정부의 사업비로 전용되는 결과를 낳게 돼 종부세 입법 취지가 퇴색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종부세 확보를 위한 중앙부처간 예산갈등이 표면화할 수 있는데다 '세금을 늘리려고 종부세를 신설한 것이냐'는 비판여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재정당국의 관계자는 "종부세를 포함한 지방교부세 배분방식은 시대상황을 반영해 진화돼야 한다"면서 "배분산식의 구체적인 개정방향은 최종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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