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사립대학총장들이 서강대에 모였습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임시총회가 열렸는데, 이례적으로 105명의 사립대 총장들이 참석했습니다. 언론의 주요 관심은 3불 정책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유는 사립대총장협의회 회장인 손병두 총장이 지난 회의 때 이른바 '사학발전정책 워킹그룹'을 구성해 대학 자율화를 위한 보다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입니다.
임시 총회 직후, 사립대총장협의회는 여러 안건을 논의했지만 가장 절실하고 시급한 2가지 안건을 채택하고 공동대응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결의문에서 밝힌 2가지 안건은 사학법 폐지와 교수노조 설치에 반대하는 내용입니다. 관심이 집중된 3불 정책과 관련해서는 좀 더 검토하고 논의하겠다고 밝혀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지요.
사립대총장협의회는 결의문에서 개방형 이사제가 현행 법질서에 배치되며, 평의회 제도도 대학 경쟁력 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교수 노조가 입법으로 인정된 예가 없다며, 입법시도를 즉각 중지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전국교수노동조합은 지난 2001년 11월 10일 출범했습니다. 2005년 10월 노동부에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했지만, 교원노조법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반려됐지요. 현재 '교원노조법' 제2조를 개정해 노조를 설립할 수 있는 교원의 범주에 '고등교육기관의 교원'을 추가하는 것이 이른바 '교수노조법안'의 핵심입니다. 2005년 11월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한나라당의 반대로 별 진전이 없었습니다. 그러난 지난달 임시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고,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때문이었을까요? 사립대학 총장들은 이례적으로 100명이 넘게 한 자리에 모여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교수노조를 입법으로 인정한 나라가 없다며 입법 논의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국회 항의 방문 등을 통해 입법을 저지하겠다고 결의한 것입니다.
지난 2001년 결성된 교수노조는 합법성을 인정받지 못해 조합원 수가 1,100명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관련 법이 통과되면, 교수와 조교수, 전임강사 등 6만명이 노조에 가입할 수 있게 되며, 최소한 2만명 이상이 노조에 가입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교수노조측은 "임용을 둘러싼 비리와 횡포, 임용된 이후의 열악한 급여와 근무환경, 학교나 재단의 비리를 폭로하거나 이러저러한 이유로 밉보일 경우 가해지는 불법적이고도 잔혹한 응징 등이 비일비재하며 최근에는 대학 구조조정을 빌미로 대규모 폐과와 해임이 속출하고 있다"며 교원들의 신분이 이렇게 열악하고 불안하기 때문에 진리를 참구하고 이를 전수해야 할 교수들이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교수노조는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학의 자치가 확보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대학의 구성원들이 정부와 재단의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않고 학사, 재정, 인사의 자율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인데요, 특히 사립학교의 경우 재단이 과도한 간섭을 해왔다며 자율권이 확보돼야 바람직한 대학운영을 할 수 있다고 내세우고 있습니다.
지난 3월 22일, 사립대총장협의회 손병두 총장은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학생 선발의 자율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이른바 3불 정책이 대학의 경쟁력을 막는 대표적 규제라고 주장한 것이지요. 모든 것이 경쟁체제로 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3불 정책은 제고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지난주 임시총회에서는 교수노조 반대와 개정된 사립학교법에 반대하는게 가장 급선무라고 밝혔지만 말입니다. 대학의 경쟁력을 바라보는 관점만 하더라도 이렇게 서로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 교육계는 이렇게 기본적인 질문에도 서로 전혀 다른 대답과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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