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 애널리스트 가운데 전체 시황을 담당하는 베스트 애널리스트는 김영익 대투증권 부사장입니다. 최근 몇 년의 평가에서 항상 수위를 차지했고 얼마전까지는 자타가 공인하던 스타 애널리스트입니다.
원래는 경제학자 출신으로 애널리스트로 돌아선 지는 얼마되지 않은데 지난 2001년 9.11 테러 당시 거의 모든 애널리스트들이 비관론을 이야기할 때 혼자 낙관론을 펼쳤고 이것이 들어맞아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 출신 답게 시장에 대한 연구를 통해 자신만의 '분석도구'도 만들어서 경제와 증시 상황을 분석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김영익 부사장이 요즘 어렵다고 합니다.
올 초부터 증시 전망에 대해 변함없이 "2분기에 일시 조정을 받아 1240까지 지수가 떨어지지만 이후 세계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주가가 1600을 넘는다"고 해 왔는데 이 '2분기 조정' 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차이나 쇼크와 미국발 폭락, 엔캐리트레이드 등으로 주가가 하락할 때는 "역시 김영익" 이라는 목소리가 있었는데 지난달부터 거침없는 상승세를 하고 있는 코스피 지수의 상승 추세가 한 달이 넘어서면서부터 투자자는 물론 회사 내에서도 보는 시선이 달라진다는 거죠.
미국에서는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한 결과가 맞았냐 틀렸냐보다는 얼마나 논리적이고 확실한 근거를 바탕으로 전망하느냐를 가지고 애널리스트를 평가하지만 우리는 애널리스트를 '점쟁이' 처럼 평가하는 분위기가 강해 결과를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낙관론을 펼치다가 증시가 어려워 질 때는 '망신'만 당하면 되지만 비관론을 펼쳤는데 증시가 상승장이 지속되면 회사 내부,무엇보다 영업 지점장들로부터 엄청난 공격을 받게 됩니다. 심할 경우 이를 못 견디고 짐을 싸서 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애널리스트들은 증시전망을 할 때 '낙관론'에 무게를 두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여의도에는 비관론자가 없다' 라는 말도 이때문에 나온 이야기죠.
김 부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런 국면에는 밤에 잠도 안 온다"고 합니다. 성급한 큰 손들은 전화를 걸어 비난도 하기때문이죠. 쳐다보는 시선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기때문입니다.
이때문인지 김 부사장이 2분기 전망치를 바꿨더군요. 1240까지 떨어진다고 하던 전망을 1400으로 수정했습니다. 김 부사장은 미국과 우리 기업 실적이 1,2분기에는 안 좋아서 미국 경기둔화를 못 견디고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금리를 인하할 때까지는 조정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신념이 있었는데 경기가 바뀌었다기보다는 내외부 압력이 거셌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지나친 낙관론도 역시 곤혼스러운 처지가 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과거 대우증권에 애널리스트들의 대부 역할을 하던 모 전무는 당시 좋았던 시장 국면에서 지나가는 말로 "2000포인트까지 가겠다" 는 말을 했는데 이 말이 증권가에 돌며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 됐고 수치도 '3천포인트' 라고 알려졌다고 합니다.
증시가 잘 나갈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최고점을 찍었던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면서 이 전무 역시 영업 지점장들의 엄청난 비난에 직면해 결국 짐을 쌀 수 밖에 없었던 일화도 있습니다.
요즘 애널리스트들은 부족하고 찾는 사람은 많아져 몸 값이 많이 뛰었는데 그들도 나름대로 이런 고통 속에서 줄타기를 하며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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