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질환과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박사가 된 30대 미국 입양 한인이 친부모를 찾고 있다.
29일 미주중앙일보에 따르면 주인공은 멜라닌 색소 결핍증인 알비노를 갖고 태어나 3세 때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뒤 8세 때 미국으로 입양됐던 김남권(37.미국명 랜디 쿡)씨.
알비노는 백자(白子)라고도 하는데 피부와 모발은 백색, 눈동자는 담홍색이 되는 색소 결핍증이다.
입양 후 김씨는 주변의 온갖 멸시와 냉대를 극복하면서 행복을 찾는가 싶었지만 19세 때 갑자기 시력을 잃고 다시 좌절했다.
하지만 주저앉지 않고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장애인을 돕기 위해 학업에 정진한 결과 웨스턴 미시간대학에서 '장애자 사회복귀 교육'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일리노이주 인권국에서 장애자 지위향상 프로그램 강사로 일하며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는 그는 친부모에 대해 점차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김씨는 "오랜 시간 부모에 대한 원망 속에 살아왔지만 이제 친부모님을 만날 마음의 준비가 됐다"며 남들은 알 수 없는 아픔 속에 30년 넘게 잊어버리려 했던 부모를 찾아나섰다.
김씨가 친부모를 찾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태권도 때문.
사실 그는 3세 때부터 태권도를 배웠다.
그는 "하얀 머리와 눈썹, 붉은 눈은 나를 아이들의 놀림과 거부의 대상으로 만들었다"며 "나는 그런 놀림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태권도를 배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켄터키주에서 열린 제20회 HMA US 오픈 챔피언십에서 품세 부분 그랜드 챔피언에 올랐으며 지난 3월 4단에 올라 네이퍼빌에 위치한 '정스 내셔널 태권도장'에서 일과 후 사범활동도 시작했다.
김씨의 뿌리 찾기는 '핏줄은 살아있다면 언젠가는 다시 만나야 한다'는 정스 내셔널 태권도장 유현욱 사범의 적극적인 설득도 한 몫을 했다.
김씨는 "알비노병을 가진 맹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부모에게 버림받고 여기서도 같은 동포에게 많은 사기를 당하기도 했지만 원망하지 않는다"면서 "이젠 만날 준비가 됐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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