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참여정부 평가포럼이 출범했습니다. 구성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대표는 참여정부의 청와대에서 홍보수석에 비서실장을 지내고 지금은 노무현 대통령의 정무특보인 이병완씨가 맡았습니다.
포럼 자문위원단에는 김병준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과 권기홍 전 노동부 장관, 이기명 전 노무현 대통령 후원회장, 이백만 전 청와대 홍보수석, 이창동 전 문화관광부 장관,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조기숙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28명이 들어 있습니다.
조영택 전 국무조정실장, 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 허성관 전 행자부 장관,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등등의 이름도 보입니다.
운영위원회에는 대통령의 측근 안희정씨, 윤태영,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 노사모 회장을 지낸 명계남, 노혜경씨 등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김만수 전 대변인과 명계남 전 노사모 회장은 집행위원장도 맡고 있고 안희정씨도 집행위원을 겸하고 있습니다. 사무실은 마포구 공덕동에 마련됐는데 임찬규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 행정관이 사무처장으로 근무할 예정이랍니다.
회원은 아니지만 친노 인사로 분류되는 열린우리당의 김원웅, 박찬석, 김혁규, 김종률, 이화영 의원, 그리고 김두관 전 최고위원도 어제 출범식에 참석했습니다.
저는 어제 행사 자체보다 모임 자체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인물들은 하나같이 현 정부의 출범과 운영 과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입니다. 다시 말해 참여정부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런데 참여정부를 평가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업적을 평가하겠다는 것인데, 반성을 하는 것이야 스스로 하는 것이 맞지만 채점을 자기가 하겠다는 게 상식에 맞는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어제 이병완 포럼 대표는 출범식 인사말을 하면서 "민주주의는 A+, 수"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정부에서 도덕성은 다른 어느 것에도 비교할 수 없다는 말도 했습니다. 이런 말로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는군요. "부동산 말고는 꿀릴 게 없다고 하는데 부동산도 이제는 꿀리지 않는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이른바 일부 보수 언론에 대한 공격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잘못된 언론 구조로 인해 "참여정부의 진면목이 왜곡되거나 소통에 장애가 있었다"는 것이죠. 이런 잘못된 언론 구조로 인해 왜곡된 참여정부의 진면목을 국민들에게 직접 알리고 국민들을 이해시키기 위해서 포럼을 만들었다는 말도 했습니다.
결국 '참여정부 평가포럼'이 아니라 '참여정부 "홍보" 포럼'임을 분명히 한 겁니다. 앞으로 전국에서 참여정부의 진면목을 알리기 위한 강연회도 활발하게 펼쳐 나가겠다고 합니다. 참여정부 홍보에 주력하겠다는 것이지요. "모두가 전도사가 되어서 구멍가게, 자판기 내서 오도된 것들을 선명하게 국민들 앞에 선명하게 드러내자"며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주문했답니다.
저는요, 평가는 제3자가 하고 당사자는 '반성'을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직접 정권 창출에 기여하고 행정에 직접 참여했던 사람들은 누가 뭐래도 스스로에 대해 겸허한 자세로 국민들의 평가를 구하는 것이 옳습니다. 직접 "우리가 얼마나 잘했는데 너희들이 몰라주는 거냐"며 국민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홍보전을 펴겠다는 게 상식적으로 맞는 발상인지 모르겠습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 모임을 그냥 단순한 '평가 포럼'으로 보지 않습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어제 평가포럼 발족에 앞서 논평을 내고 이는 "범여권 정계개편을 주도하려는 노무현 당의 서곡"이라고 주장하고 "참여정부의 평가는 국민의 몫이며 평가를 가장한 참여정부 평가 포럼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엄중한 평가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참여정부가 해야 할 일은 이제 남은 국정에 전념하는 일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한나라당 만이 아니라 범여권에서도 포럼의 성격을 친노 인사들이 연말 대선 이후 내년 봄에 있을 총선을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저는 친노 인사들도 얼마든지 자신들의 '업적'을 홍보하고 또 정치적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좀 더 솔직해져야 할 것 같습니다. 평가를 위한 포럼을 만들었으면 전문가들이 모여서 진지하게 논의할 생각을 해야지 이미 결론은 다 내려놓고 홍보만 하겠다고 나서는 건 별로 모양이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리 힘이 없었다고 강변을 해도 권력을 휘둘렀던 사람들이 말만 하면 "오해였고 왜곡이었다"며 홍보의 문제로 몰아가서는 설득력을 얻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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