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늑대 복제는 사실이라지만...

다른 문제점은 없나?

그동안 진위 논란이 거셌던 서울대 이병천 교수의 복제 늑대 '스널프'와 '스널피'.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가 오늘 이병천 교수의 늑대복제 논문 의혹 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1차 예비조사를 10일 추가 연장을 하던 중,

서울대 측이 며칠을 남겨놓고 어제 발표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

오전 11시 15분, 서울대 행정관 4층 소회의실.

사실 며칠 전부터 '늑대 복제는 아무래도 사실일 것'이란 풍문이 떠돌고 있어서, 기자회견장 분위기는 차분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조바심 내며 기다리는 모습도 아니었습니다.

또 이날 혹시라도 그런 풍문을 뒤집는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11시 5분쯤 미리 배포한 보도자료는 역시 '예상대로' 였습니다.

첫 번째 결론은 '늑대 복제는 사실'이라는 점.

DNA 염기서열 분석 결과 일부 오류는 있었지만 복제를 부정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얘기겠죠.

또 일부 마커에서 대리모 1과 2의 결과가 서로 바뀌었지만, 대리모 자체의 데이터가 전부 바뀐 것은 아니라 실수인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0.16%냐, 0.08%냐, 논쟁이 오갔던 복제성공률 부풀리기도 고의는 아니라는 결론이 났습니다.

다만 위원회 측은 성공률 계산의 기준을 배아 수로 볼 것인지,

대리모 수로 볼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습니다.

사실 실험 과정에서 배아 수를 기준으로 계산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인데, 굳이 얼마 되지 않는 대리모 수를 기준으로 계산한 것도 성공률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한데도 말입니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외부 검증기관도 이날 드러났습니다.

서울의대 법의학교실과 사설 유전자 분석업체 SNP제네틱스 2곳입니다.

일부 언론에서 3곳이라는 보도도 있었지만, 3번째로 언급된 곳은 이 교수팀의 DNA 염기서열만 분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날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이 교수팀이 스널프, 스널피 외에도 추가 복제에 성공했다는 수컷 늑대 6마리 중 살아남은 3마리를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서울대 측이 이번 논문 의혹의 본질과 전혀 무관한 늑대 복제 성과를 왜 하필 이 자리에서 공개했나 하는 의문은 여전히 남습니다.

'물타기'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지요.

굳이 이 교수팀을 옹호할 생각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날 서울대 측이 새로 복제늑대 3마리를 공개한 것은 신중한 선택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발표가 끝날 무렵 위원회 측에서 검증 소감을 발표했는데요,

심사위원들은 비록 논문 오류에 고의는 없었다는 것이 판명됐지만 이 교수팀의 논문이 자료 채취, 보존, 분석과 논문 작성법 등 여러가지 면에서 너무나 미숙한 점이 많아 놀랐다고 합니다.

한 예로 실험이 이뤄진 2005년 당시에 작성한 실험노트마저 제대로 하나 남아있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실험노트를 잘 작성하고 있습니다'란 사족을 덧붙였습니다.

또 DNA 염기서열 분석을 담당한 연구실 측에 잘못된 DNA 샘플을 주고, 그에 따라 (당연히) 잘못된 결과를 받고도 이 교수를 포함해 전원이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위원회 측은 이병천 교수팀이 외부의 검사를 의뢰해 놓고도 그 결과를 자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능력 역시 모자라는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서울대 측은 앞으로 언론을 통해 홍보하게 되는 대상 논문은 발표하기 전 동종, 또는 유사 전공자 2명 이상이 반드시 미리 심사하는 것을 전제로 내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더 이상은 이런 진실성 논쟁이 재연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 실험 전 과정에서 언제 발생할지도 모르는 오류가 논문에 그대로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는 회의적입니다.

오히려 더 필요한 것은 연구자들의 연구 윤리의식 교육이나, 연구진실성위원회를 상시 운영해 철저한 검증을 받도록 제도적 장치를 갖추는 것이 아닐까요.

늑대는 성공으로 확인됐지만, 여전히 만신창이로 남아있는 논문은 과연 누가 책임질 것인지 궁금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