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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차기 대통령 향방 헌재 판결로 결정

여당후보 굴 외무장관, 1차 투표 당선 실패

터키 차기 대통령 선출의 향방은 헌법 재판소의 판결로 판가름나게 됐다.

터키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집권 정의개발당(AKP)의 압둘라 굴 외무장관은 27일 실시된 의회의 1차 투표에서 당선에 필요한 제적의원 3분의 2의 찬성을 얻는데 실패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날 투표에는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 등 야당 의원 대부분이 불참한 가운데 전체 제적의원 550명 가운데 361명이 참가해 357명이 굴 장관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나 당선에 필요한 367표에는 10표가 모자랐다.

터키 대통령 선거는 최다 4차례에 걸친 의회의 투표로 진행되는데, 1차나 2차 투표에서 제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당선이 확정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제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이면 당선이 확정되는 3, 4차 투표를 실시한다.

이에 따라 굴 장관은 1, 2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얻지 못한다고 해도, 그가 소속된 집권 여당의 의석수가 353석에 달하는 만큼 3차 투표까지 갈 경우 과반수를 넘는 표를 얻어 당선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굴 장관의 대통령 후보 지명에 불만을 품고 투표 보이콧을 선언한 공화 인민당은 대통령 선거의 경우 1, 2차 투표에서 제적의원 3분의 2의 찬성 뿐 아니라 전체 의원 3분의 2 이상이 투표에 참가하지 않을 경우 투표는 무효가 된다고 주장하며, 이날 헌법재판소에 투표 무효 심판을 청구했다.

의회의 대통령 선거 절차를 규정한 헌법 조항이 투표의 명확한 의사 및 의결 정족수를 명시하지 않은 것을 이용, 재판소에 헌법의 해석을 요구하고 나선 것.

야당의 이 같은 주장에 정부 여당은 대통령을 선출하는 투표 절차도 의회의 일반적인 개회 정족수와 같은 제적의원의 3분의 1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재판소 측은 2차 투표가 실시되는 내달 2일 전에 1차 투표의 유효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재판소가 1차 투표가 유효하다고 여당의 손을 들어줄 경우 굴 장관은 3차 투표에서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야당인 공화인민당의 청구를 받아들일 경우 대통령 선거는 연기되고 당초 오는 11월로 예정된 총선이석수가 353석에 달하는 만큼 앞당겨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 관측통들은 야당의 주장을 합리적인 법 해석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터키의 경우 군부와 법조계가 세속주의 지지 세력인 만큼 헌법재판소가 이슬람 근본주의 성향의 정부 여당을 견제하기 위해 야당의 청구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터키는 무슬림이 전체 인구의 99%인 이슬람 국가지만, '국부' 케말 파샤 아타투르크가 공화국을 세울 때부터 세속주의를 국가의 기초로 삼았으며, 정부가 친 이슬람 성향을 보이면 군부와 법조계 등 세속주의 지지 세력이 나서 이를 견제해왔다.

레젭 타입 에르도안 현 총리와 그가 소속된 정의개발당은 친 이슬람 색채를 지니고 있으며, 세속주의자들과 야당은 이슬람 근본주의 정당이 총리와 의회에 이어 대통령직 마저 장악할 경우 터키의 세속주의가 크게 손상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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