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내 대권후보 경쟁이 가열되면서 중진들의 '몸값'이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있다.
서청원 전 대표와 박희태 국회부의장 등 원로급 인사를 비롯해 3선 이상 의원들이 당내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으로 지지입장을 정리한 가운데, 아직까지 중립지대에 남아있는 중진들에 대한 양캠프의 '모셔오기' 경쟁이 노골화되고 있기 때문.
이회창 전 총재를 비롯해 5선의 김덕룡 의원, 3선급 가운데는 홍준표 국회 환경 노동위원장 등으로 대표되는 이들에게 각 주자들의 '러브콜'은 갈수록 잦아지고 있지만, 이들은 한결같이 "당을 위해 할 일을 하겠다"는 '선문답'으로 일관하며 아직까지는 관망하는 듯한 모습이다.
연초 '정계은퇴'를 공식 확인하며, 보수층 결집을 위해 나름의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 이회창 전 총재는 지난 대선에서 자신을 도왔으나 이번에는 박-이 양 진영으로 흩어진 의원 및 특보들이 자택을 방문할 때마다 거취와 관련해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19일부터 27일까지 후버연구소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등 정치권과 거리두기 움직임을 보이며, 정계 인사들과의 회동도 자제하는 등 조심스런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역설적으로 양 캠프에선 '창심(昌心)' 얻기에 열을 올리는 상황.
지난 19일 이 전 총재 출국일 인천공항에는 박 전 대표측 김무성 유승민 유정복 의원, 이 전 시장측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주호영 비서실장 등 양 진영 핵심의원 및 특보들이 대거 배웅을 나갔다는 후문이다.
한 측근은 2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전 총재의 의중이 특정 주자로 기울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경선 마지막까지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후보가 결정된 뒤 범우파 대 범좌파 진영의 싸움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지방선거 '공천파문' 이후 일체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온 김덕룡 의원의 경우, 아직까지 캠프행을 결심하지는 않았지만 당내 거의 유일한 '호남출신 중진'으로서 세집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0일 재·보선 지역인 무안·신안, 나주, 광주를 두루 방문한 김 의원은 22일부터 다시 1박2일 일정으로 광주와 여수, 무안·신안, 전주 등을 잇달아 돌며 지원 유세 및 당직자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오는 26일에는 광주 및 전남·전북 시·도당 당직자 및 이번 재.보선 출마자 등 당원 수백명을 규합, 무등산 등산에도 나서며, 수도권 지역 역시 두루 챙길 예정이다.
김 의원측은 "일각에서는 '친박(親朴.친박근혜)' 성향으로 거론되지만, 오히려 이명박 전 시장쪽에서 더 집요하게 구애하고 있다"면서 "김 의원은 '당의 화합을 위해 중재자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경선 막판까지는 움직이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양 진영 모두에서 '선대본부장' 후보로 거론되는데다 경선 출마설까지 나도는 홍준표 의원의 경우 최종 결심이 어떻게 내려질지 관심이 큰 상황이다.
최근 빙모상을 당한 홍 의원 상가에는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이 1시간 차로 잇달아 다녀간데 이어, 양 진영 관계자들이 대거 조문해 신경전을 벌이는 해프닝이 벌어질 정도로 '모셔오기' 경쟁이 치열하다.
홍 의원은 사석에선 "공직생활을 하면서 요즘처럼 머리가 복잡한 적이 없다. 여러모로 계산중"이라며 양진영간의 선택과 당내 경선 독자출마 등 여러 경우의 수를 놓고 저울질에 들어간 느낌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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