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방안에 틀어박혀서 홀로 지내는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들이 최근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마음이 병든다' 오늘(19일)은, 자기만의 공간에 갇혀 있는 그들을 하현종 기자가 만나 봤습니다.
<기자>
16살 최모 군의 활동 공간은 15평 남짓한 임대아파트가 전부입니다.
그나마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보냅니다.
학교도 가지 않고, 딱히 만날 친구도 없습니다.
[최모 군(은둔 5년째) : (일과표가 어떻게 되요? 집에 있으면..) 자고... 씻고... 게임하고... (잠은 몇시 쯤 자는데요?) 아무때나 자요.]
최 군의 방에 들어가 봤습니다.
컵라면과 과자봉지가 쌓여있고 옷은 아무렇게나 널려있습니다.
[(어머님께서 치우라고 안하세요?) 별로 안해요... 치우기도 싫고...]
최 군은 일 할 생각도,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습니다.
[(돈을 벌어서 저축도 하고?) 저축할 생각은 없는데요... (왜요?) 그냥... 하면 뭐해요.]
어머니는 이런 아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찢어집니다.
[최군 어머니 : 다른 아이들은 발랄하게 잘 자라는데.. 우리 아이는 그렇게 안되니까.. 제가 출근길마다 눈물 지을 때가 너무 많았아요.]
최 군의 이런 생활은 벌써 5년째입니다.
[신은정/사회복지치료사 : 최군은 마음이 거의 닫혀있는 상태다. 부모뿐 아니라 타인에 대한 거부감이 현재 심하다.]
은둔형 외톨이는 6개월 이상 방에서 나오지 않고 사회적인 교류없이 지내지만, 그러한 생활을 즐기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자신을 미워하다 아예 자포자기해 버린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처음 등장한 은둔형 외톨이는 애초 일본만의 독특한 문제로 여겼지만 우리 나라에도 최근 들어 비슷한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여인중/신경정신과 전문의 : 무기력감, 의욕상실, 가벼운 우울증 이런 증상들이 히키코모리나 은둔형 외톨이 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들...]
은둔형 외톨이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과도한 학업, 취업 스트레스, 학교내 폭력이나 왕따 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은둔형 외톨이는 주로 청소년기에 발병해서, 나이가 들수록 증세가 심각해 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대로 방치할 경우 청년 실업이나 자살 등 사회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취업에 실패하고 9년 동안 은둔생활을 하던 20대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우리 나라는 아직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정확한 실태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허묘연/서울사이버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 인구 조사하듯 직접적인 통계가 나와야 수치를 밝혀낼 수 있다면 어떤 정책적 대안을 개발하는데 훨씬 더 도움이 될수 있는데.]
3년 넘게 은둔 생활을 했던 정 모 군.
꾸준한 치료를 받은 끝에 이젠 제법 외출도 하고 구직활동도 벌이는 등 생활이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정모 군/은둔형외톨이 치료 중 : 앞으로는 자동차 정비학원을 다녀서, 자동차 정비해서 살고 싶어요.]
[여인중/신경정신과 전문의 : 은둔형 외톨이들은 도움을 바란다. 사회가 손을 내밀어주길 기다리고 있어...]
은둔형 외톨이는 나약한 낙오자가 아니라 어쩌면 냉정한 경쟁 사회가 만들어낸 피해자 일지도 모릅니다.
이들을 방 밖으로 끌어내기 위한 자립 기숙학원을 설립하는 등 사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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