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조승희 씨의 외할아버지 김 모(82)씨는 19일 "어렸을 때부터 말이 없었던 아이"라며 조 씨의 어린시절을 전했다.
김 씨는 이날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 국사봉 인근의 비닐하우스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승희가 7살 때 미국에 간 이후 한번도 만나지 못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말이 없어 승희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며 고개를 떨궜다.
김 씨는 "승희 걱정이 많이 돼 1년에 한두 번 우리 딸과 전화할 때마다 '승희는 괜찮으냐'고 물었다"면서 "그 때마다 딸이 '우리 승희 괜찮아요'라고 대답해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그 놈이 어떻게 이런 일을…청천벽력"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이 놈이 처음 태어났을 때 똑똑하게 생겨서 흐뭇해했는데 어렸을 때부터 말이 없어 부모 속을 썩이더니...유구무언"이라며 "어떻게 한 두명도 아니고 30명이 넘는 사람을…"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김 씨는 "어떻게 얼굴을 들고 살아야 할 지 모르겠다"면서 고통을 겪고 있을 딸(58)을 걱정했다.
그는 "어제는 딸 걱정에 견딜 수 없어 이 곳 저 곳을 돌아 다녔다"면서 "승희 엄마는 얌전하고 예쁘게 생기고 살림도 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10여년전 제 어미가 세상을 뜰 때도 와보지 못할 정도로 제 자식 공부시키는 재미에 죽도록 일만 했는데…"라며 "미국 가서 고생고생 세탁소를 하면서 '죽도록' 자식 공부 시켰는데 우리 딸은 이제 어떻게 하냐"며 안타까워했다.
특히 김 씨는 "뉴스에서 자꾸 (딸 부부가) 죽었다는 얘기가 나와 정말 걱정스럽다"며 "저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라며 눈가에 눈물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이제 휴대전화도 끄고 아무데나 갔다 와야겠다"며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김 씨는 30여 년전 화정동으로 이사해 비닐하우스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으며 1995년 상처를 한 뒤 지난해부터는 허리가 아파 거동이 어려운 누님(85)을 모시고 함께 살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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