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사이에서 "하늘 아래 새로운 기사"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특종 혹은 스쿠프는 다른 언론사에서 다루지 않은 새로운 내용을 보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특종 기사를 면밀히 따져보면, 특종이 항상 새로운 내용만을 담고 있는 건 아니지요. 모든 일에 인과관계가 있듯, 기사도 '유기체'처럼 진화하거나 변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특정 사안의 흐름을 잘 따라가다 보면, 본의 아니게 특종을 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어제는 휴일이라 집에서 쉬고 있었습니다. 오전 10시 30분쯤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왔지요. 후배가 전화를 했는데, 편집회의 결과 <8시 뉴스>에 '초,중,고교의 체력검사가 바뀐다'는 내용을 보도하기로 했다고 말하더군요. 그러면서 교육부의 담당자 연락처를 물었습니다.
연합뉴스에서 오전 6시에 출고한 기사는 초,중,고의 체력검사가 56년만에 확 바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동안 운동능력 위주로 이뤄졌던 체력검사가 비만 해소와 심폐기능 강화로 개선된다는 것이었죠. 솔직히 얼핏보면 이 정도의 기사는 안 받기 어려운 내용입니다.
제가 교육부를 맡고 있으니 휴일 근무자가 저한테 전화를 걸었던 것이죠. 기사 내용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더니 취재가 필요하다며 교육부 담당자의 연락처를 가르쳐 달라고 했습니다. 저도 토요일에 근무를 했던터라 그냥 연락처만 가르쳐주고 말았습니다. 다만 편집회의에서 이미 결정됐다며 일방적으로 내용을 통보하는 형식이 마음에 조금 걸렸습니다.
통상 다른 언론사에서 먼저 보도한 내용을 따라가려면 몇가지 사실을 확인해야 필요가 있습니다. 오보의 가능성을 포함해 여러 의미를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하지요. 그러나 어제는 그렇게 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냥 후배가 잘 하려니 생각하고 말았지요. 잘 따져봤으면, 아마 8시 뉴스에 보도가 안 나갔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기사는 이미 2년 전에 교육부에서 발표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출입처로 출근해 조간 신문을 보니 거의 모든 언론이 어제 연합뉴스에서 보도한 내용을 비중있게 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2년 전에 김진표 부총리 재임 시절 발표된 자료가 2007년 4월에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이지요.
사람들의 기억이란 게 오래가지 않기 때문에, 2년 전 기사 정도면 다시 써도 괜찮을 것이라고 보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른바 '선수'들 사이에서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또 아주 냉정하게 기사의 요건을 따져보면, 이런 건 '구문'에 해당하는 것이지요.
다음은 2005년 5월 27일자 보도자료입니다. 혹시 자세한 내용이 궁금한 분들을 위해 인용합니다. 참고로 요즘도 기자들에게 제공되는 보도자료라는 게 이런 식으로 작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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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5월 27일 보도자료 (원래 보도자료의 일부만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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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문의 ☎ 2100-6395 정책홍보담당관실☏ 2100-6035
자료문의: 학교체육보건급식과 과장 : 신영재 담당 : 교육연구관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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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육부, 학생 체력 증진을 위한 “학교체육 혁신방안”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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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체력 증진을 위한 맞춤형 건강체력 평가 시스템이 구축되고, 학교 내 자율 체육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스포츠 보급 이벤트가 전개된다.
□ 교육인적자원부(부총리 겸 장관 김진표)는 26일, △학생 체력 증진을 위한 제도 개선 △자율 체육활동 활성화를 위한 여건 마련 △엘리트 체육 육성의 내실화 및 지원 체제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학교체육 혁신 방안’을 수립ㆍ발표하였다.
□ 이번 혁신 방안은, 그동안 PC 게임, 과외 공부 등으로 신체 활동 기회가 감소하고 비만 인구가 급증하는 등 학생들의 체력 저하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확산되면서, 학교체육을 활성화하고 학생들의 체력을 증진하며 비만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마련된 것이다.
□ 이번 혁신 방안은 학교체육의 목표를『생활ㆍ평생체육의 활성화로 ‘삶의 질’ 향상』에 두고, 3가지의 주요과제와 그에 따른 9개의 세부 실천 과제를 담고 있다.
과제 1 : 학생 체력 증진을 위한 제도 개선
① 맞춤형 학생 건강체력 평가 시스템 구축 및 활용
운동기능 중심의 현 체력검사를 학생 건강 중심의 미래지향적인 체력검사 방법으로 개선하고, 맞춤형 학생 건강체력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여 대상자의 상태별(건강군, 비만군, 질환군 등)로 차등화된 운동 처방을 하여 학생 스스로 운동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 학생체력검사 ⇒ 맞춤형 운동처방 Program ⇒ 학생ㆍ학부모에게 통지 ⇒ 스스로 운동할 수 있는 동기유발(표창ㆍ인증제 등의 방안 강구)
② 학교체육 진흥 관련 법적 기초 마련
「교육기본법」을 개정하여,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학생의 체력증진과 체육활동 장려에 필요한 시책을 수립?실시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삽입한다.
③ 체육과 교육과정 개편 및 초등교사 전문성 제고
향후 교육과정 개정 시 현 운동 경기 종목 위주의 교육과정 편성ㆍ체제에서 문화ㆍ생활 중심 교육과정 체제로의 개편 및 초등교사의 체육교과 직무연수를 내실화한다.
Ⅲ. 주요 추진 과제
과제 1. 학생 체력 증진을 위한 제도 개선
가. 맞춤형 학생 건강체력 평가 시스템 구축 및 활용
□ 추진 배경
현행 학생체력검사는 운동기능 중심의 체력요소별 측정으로, 학생들의 건강체력(health-related fitness)을 측정하는 기준으로서 미흡
- 운동기능에 관련된 체력보다는 건강과 관련된 체력을 측정, 평가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임.
(운동기능체력 : 순발력, 스피드, 민첩성 등 / 건강관련체력 : 심폐지구력, 근력 및 근지구력, 유연성, 체지방조절능)
※ ´00~´04 체력검사 비교분석 결과
- 유의한 차이가 없는 종목 : 50m달리기,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남), 앉아윗몸앞으로굽히기
- 감소한 종목 : 오래달리기/걷기(+10초), 제자리멀리뛰기(-4.1cm), 팔굽혀매달리기(여)(-1.7초)
- 체력감소의 원인은 운동부족이나 비만 등으로 인한 심폐지구력, 각근력의 순발력, 상지 근지구력 등이 감소한 것으로 보임.
체력검사 결과에 따른 비만 및 저체력 학생에 대한 대응체계(운동처방)가 필요
□ 주요 내용
- 학생체력검사 ⇒ 맞춤형 운동처방 Program ⇒ 학생ㆍ학부모에게 통지 등 일련의 건강증진 종합 시스템 구축
- 대상자의 상태별(건강군, 비만군, 질환군 등) 차등화 된 운동처방 지침 및 국가적인 운동처방 표준안 마련
- 시범학교 운영을 통한 변경된 건강검사기준 및 맞춤형 학생 건강체력 평가 시스템의 타당성 검토 및 보완
- 학생체력검사 관련규정 개정 및 초ㆍ중ㆍ고 전면 시행
□ 주요 일정
학생체력검사 개선방안 정책연구(Issue paper, ´05. 7~9)
- 현행 학생체력검사의 종목, 측정방법 및 기준 등 개선방안 연구
맞춤형 학생 건강체력 평가 시스템 구축 정책연구(´06. 1~12)
- 개별학생의 건강 및 체력수준 진단, 체력 향상을 위한 운동처방 프로그램 표준안 마련
시범학교 운영 및 전반적인 검토 과정 (´07. 3~´08. 2)
- 18개교 선정 (초ㆍ중ㆍ고 × 대도시, 중ㆍ소도시, 읍ㆍ면 단위)
규정 개정 및 초ㆍ중ㆍ고 전면 시행 (´08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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