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한번 쓰고 반드시 폐기처분해야 될 일회성 의료용품을 다른 환자에게 다시 쓰고 있는 병원이 SBS 취재팀에 적발됐습니다. 이 병원 직원은 자기 병원만 하는 게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대욱 기자의 기동취재입니다.
<기자>
경기도 한 종합병원의 중앙공급실입니다.
병원에서 쓰는 모든 의료기기 공급을 책임지는 곳입니다.
공급실 한켠에서 간호사 한 명이 무언가를 수돗물에 씻고 있습니다.
환자의 피와 가래, 침 등을 빨아들이는 썼던 호스들입니다.
옆방에선 환자가 썼던 산소공급 호스를 말리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세척과 건조까지 거친 일회용품은 다시 새 봉지에 담깁니다.
모두 한 번 사용한 뒤 즉시 폐기해야 하는 일회용품들입니다.
밀봉 포장지에도 분명히 적혀 있습니다.
병원 직원은 많은 병원에서 공공연하게 일회용품들을 소독해 다시 쓰고 있다고 털어놓습니다.
[병원 직원 : 한 번만 쓰고 버리는 병원이 몇 군데 안 돼요. 다섯 손가락도 안 돼요.]
한 개에 몇 백 원인 구입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입니다.
[병원 직원 : 하루에도 1천5백 개와 2천 개가 버려지는 판인데.. 서너 번을 (다시) 써요. 내가 볼 때는 서너 번도 더 써요.]
취재진이 사실 확인을 요구하자 재활용한 적이 없다고 잡아뗍니다.
[병원 직원 : 아니 일회용품 (다시) 안 써요. 일회용품은 일회용품으로 끝나는 거죠. 버리죠.]
재활용 장면이 담긴 화면을 보고서야 말 끝을 흐립니다.
[병원 직원 : (버려야 되는 것 다시 포장하시는 거죠?) 이게 어디서 왔냐? 진짜로..]
병원감염관리협회 조사 결과 병원 2차 감염은 한해 30만 건으로 만 5천 명이 2차 감염으로 숨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 데도 마땅한 처벌 규정이 없습니다.
[식약청 직원 : 일회용은 일회용으로 끝나야겠죠. (그럼 어느 규정에 어긋나는 건가요?) 의료법엔 구체적으로 나와 있는 사항이 없습니다.]
일회용품 재활용이 단속 규정조차 없는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는 사이 치료보다 이윤을 더 따지는 일부 병원들 때문에 환자들의 병은 시나브로 깊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