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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로 저작권 기한 연장…로열티 부담 '비상'

<8뉴스>

<앵커>

다른 핵심 사안들에 가려 있었지만 이번 한·미 FTA 타결로 또 하나 힘겨운 파고를 맞게 된 쪽이 바로 지적 재산권 분야입니다. 지적 재산권 보호기간이 50년에서 70년으로 성큼 늘어나면서, 관련 업계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김윤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월트 디즈니 하면 떠오르는 캐릭터, 미키마우스입니다.

디즈니가 숨을 거둔 지 40년이 넘었지만 미키마우스는 여전히 인형 가게의 맨 앞줄을 차지하는 인기 품목입니다.

로열티가 포함된 탓에 가격은 비슷한 크기의 국산인형보다 2배 정도 비쌉니다.

[정봉숙/완구업체 직원 : 오래되고,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많이 나오기 때문에 애들이 좋아하고 꾸준히 나가는 것 같아요.]

저작권자 사망부터 50년 동안 저작권을 보호하는 기존 국내법을 적용하면 오는 2015년, 미키마우스의 로열티 수명이 끝납니다.

그러나 한미 FTA가 체결되면서, 미키마우스 같은 캐릭터들의 저작권 생명이 20년 연장됐습니다.

그만큼 저작권료로 나갈 돈이 늘어난 것입니다. 

20년 동안 우리가 더 내야할 저작권료만 2111억 원, 캐릭터 분야에서만 무려 1408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업계엔 비상이 걸렸습니다.

국산 캐릭터 개발에 힘을 쏟아온 이 업체는 사업 전략까지 대폭 수정했습니다.

영화에서 인형으로 사업을 확장한 디즈니와는 반대로, 인형 캐릭터를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속에 등장시켜 미디어 캐릭터로 만드는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임지연/오로라월드 상품기획팀장 : 캐릭터에 스토리를 부여함으로써 캐릭터의 특징을 더 친근감있게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미디어를 제작함으로써...]

이번 협상 결과가 출판업계에는 별반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정부 당국은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지적 재산권 보호기간이 연장되면서 국내 출판업계가 존폐 위기에 놓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출판물은 활자 외에 다양한 이미지로 구성되는 추세입니다.

저작권이 강화되면 각각의 이미지에도 저작권이 적용돼 저작권료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한기호/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 책에서 비롯되는 컨텐츠 하나가 웹, 모바일, 영상, 게임 등으로 확산되면서 수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시대거든요.]

한미 FTA가 문화 식민지의 출발점이 되지 않기 위해선 문화산업의 체질부터 개선하는 대책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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