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경찰서는 5일 강원도와 제주도의 쓸모 없는 땅을 개발 호재가 있다고 속여 매입가격보다 5∼20배 비싼 가격에 매각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이모(47) 씨 등 기획부동산 컨설팅업체 운영진 4명을 구속하고 김모(47) 씨 등 일당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 등은 2006년 5월 제주도 서귀포 표선리 토지 5천872평을 헐값에 사들인 뒤 개발되면 큰 이문을 볼 수 있다고 속여 평당 시세 2∼3만 원짜리 땅을 15∼20배나 높은 평당 35∼39만 원에 32명에게 팔아 모두 14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이들은 또 2010년 강원도 평창에 동계올림픽이 유치되면 대규모 리조트가 들어선다고 속여 평창 도암면의 평당 2∼3만 원짜리 임야 1천260평을 평당 14만 원정도에 8명에게 매각해 1억3천만 원의 수익을 올린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제주도의 해당 토지는 직선거리로 660m 앞에 공동묘지가 있는 혐오 지역이며 도로와 조금도 접하지 않은 전형적인 맹지(盲地)로서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곳으로 드러났다.
평창의 해당 토지도 맹지로서 개발가능성이나 주변의 땅값 상승요인이 없기 때문에 재산가치가 전무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들이 강남구에 기획부동산 컨설팅 회사를 세워놓고 텔레마케터 40명을 고용해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피해자들을 사무실로 찾아오게 한 뒤 다른 지역 지도를 보여주면서 계약을 종용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 일당의 사기에 속아 넘어간 피해자들 가운데는 사리 판단이 어두운 노인들이 많았다"며 "자녀 몰래 땅을 샀다가 가정불화가 생긴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동계올림픽 개최 후보지나 국제자유도시 및 관광특구 등 지역의 특성을 이용해 허위정보를 유포, 맹지를 고가에 팔아넘기는 기획부동산 업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개발호재' 미끼로 땅 5∼20배 뻥튀기
부동산업자 14명 적발…강원·제주 땅 헐값 사들인 후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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