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가까이 식물인간이 되어 병상에 누워 있던 중국의 40대 남자가 평소 자신이 가장 좋아한 대만가수 덩리쥔(鄧麗君.1995년 사망)의 노래 덕분에 기적적으로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고 중국 언론이 4일 보도했 다.
보도에 따르면, 쓰촨(四川)성 자링(嘉陵)시에 있는 모기업 재료연구실 직원이었던 펑치웨이(彭旗偉.48)씨는 작년 11월10일 출장을 갔다 갑자기 건물 계단에서 졸도한 후 식물인간이 돼 줄곧 병상에 누워만 있었다.
그랬던 펑 씨가 3일 뜻밖에도 "라이샤오훙(賴小紅)!"이라고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그는 며칠 전부터 안구를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주위의 사물과 빛에도 미미한 반응을 나타냈고, 입으로는 '이이아아' 소리를 내는 정도였다.
'라이샤오훙'이라고 불린 그의 아내는 남편이 갑자기 입을 열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놀라움과 기쁨으로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어떻게든 남편을 소생시키기 위해 지극 정성을 다한 보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남편에게 식물인간 판정이 내려진 후 "꼭 깨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순간도 버리지 않고, 신문 등에 보도된 식물인간 소생 사례와 관련 서적의 내용을 참고해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남편과 대화를 하면서 자신만의 '요법'을 동원했다.
남편이 덩리쥔의 열렬한 팬이었다는 점에 착안, "혹시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 깨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가장 즐겨 들었던 '첨밀밀(甛蜜蜜)' 등을 매일 아침, 낮, 저녁에 최소한 1시간씩 거르지 않고 들려주었다.
병원측은 침구요법을 사용했다.
기적은 1주일 전부터 눈동자를 움직이고 사물과 빛에 반응을 보임으로써 어느 정도 예고됐으나 식물인간 상태였던 사람이 아내의 이름을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입을 열게 된 데 대해서는 병원측도 아내의 지극한 사랑과 '음악요법'의 효과를 인정하고 있다.
펑씨의 주치의는 "그가 깨어난 것은 사랑이 창조한 하나의 기적이다. 음악요법과 침구 등의 치료방식이 효과를 본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지금은 펑 씨가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아 병실 바닥에서 한, 두 걸음을 옮길 수 있는 상태지만 계속 훈련을 하면 회복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음악이 환자의 뇌세포 신경에 자극을 주어 환자가 빨리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