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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협상단, 막강한 '의회 힘' 활용 벼랑끝 전술

<8뉴스>

<앵커>

앞서 미국의 반응을 살펴 봤는데 우리의 경우는 청와대와 정부가 협상을 주도했다면 미국은 사실상 의회가 협상을 좌지우지해 왔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이 구조적인 차이가 어떤 협상 결과로 이어졌는지 김상협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기자>

3월31일 오전 7시에서 4월 2일 오전 6시로, 다시 오후 1시로.

협상 연장을 주문했던 것도 미국 의회였고 여기서 협상시간이 최종마감된 것도 결국은 미국 의회 때문이었습니다. 

미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통상교섭 권한이 행정부가 아니라 의회에 있다고 헌법에 명문화 되어있습니다.

연방정부는 의회의 권한을 시한부로 빌려서 무역협상을 한 뒤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부시 행정부가 TPA, 즉 무역촉진 권한을 위임받은 기간은 오는 6월 30일 밤12시까지.

이 위임기간 만료 90일 전까지 의회에 결과보고가 이뤄져야 합니다.

한국시간으로 4월2일 오후 1시가 최종 마감시각이 된 배경입니다.

미국측 협상단은 이런 구조를 최대한 이용해 벼랑끝 전술을 폈습니다.

시간으로 압박하고, 의회 압력을 지렛대로 민감한 분야에서 끝까지 밀어붙였습니다.

[이근/서울대 교수 : 강력하게 한국에게 자신들의 요청을 하는 계기로 삼은 반면에 한국은 오히려 그런 미국의 의회 요청에 끌려가는 어떻게 해서라도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서 그런 연장전술에 말려든 감이 있었다.]

백악관이 협상 진척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나,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 민주당측에서 협상결과를 수정할 수 있다며 고압전선을 편 것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됩니다.

이에 비해 한국측에서는 막판 버티기 대목에서 "뼛쪼각이 나왔다고 소고기를 컨테이너 째 돌려보낸건 문제였다"는 언급이나 "타결 의지가 확고하다"는 식으로 뭔가 힘이 부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번 연장협상의 득실을 속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미국측 협상단이 막강한 의회의 압력을 등에 업은 반면 한국측은 정부와 국회가 어떤 관계인지조차 알기 어려웠던 것이 우리의 현주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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