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막바지로 치닫자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무역협상의 주 무대인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WTO 사무국이 있고 다자간의 DDA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제네바에서는 일단, 한·미 FTA가 타결되면 미국이 비로소 지지부진한 DDA 협상에 주력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는 긍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다른 쪽에는 타결을 계기로 세계적으로 양자간 FTA 협상에 가속도가 붙는 반면에 DDA 협상의 탄력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섞인 시각도 있다.
그동안 DDA 협상을 진행해온
제네바 WTO 사무국 안팎에서는, 세계 최대 무역대국인 미국과 11위 무역국인 한국 간의 양자간 FTA 협상의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도 상당히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게 사실이다.
지난 1월 27일 다보스 통상각료 회담 합의를 바탕으로 2월 들어서야 가까스로 재개된 DDA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주도력을 발휘해야 할 미국이 협상력을 한.미 FTA에 모두 쏟아 부은 점 때문이었다.
실제로 DDA 협상의 핵심인 농업 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서비스 분야 등을 담당하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핵심 통상 인력들이 얼마 전부터는 사실상 DDA쪽의 일을 손에서 놓고 한.미 FTA쪽에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주
제네바 대표부 관계자는 31일, "
제네바에서는 한국과 미국 모두 주요 무역국가들로서 가뜩이나 지지부진한 DDA를 앞장 서서 주도하기 보다는, 양국이 FTA 협상에 총력을 기울여온 데 대해 부정적인 시각들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기류가 이렇다 보니, 다자 협상 무대인
제네바에서는 경위야 어쨌든 한.미 FTA협상이 타결되면, DDA 협상의 '키'를 쥐고 있는 미국이 이제야 비로소 DDA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 의회가 부시 행정부에 부여한 TPA(신속무역협상권)가 6월 말 종료되는 만큼, 그 때까지는 DDA 협상에서 뭔가 손에 잡히는 결과물, 아니 최소한 윤곽은 나와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DDA 협상은 그동안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151개 WTO 회원국 사이에서는 DDA 협상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돼 가는 추세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연합(EU), 인도, 브라질 등 주요 4개국이 집중적인 협상을 통해 조속히 타협점을 찾아,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심지어
제네바 일각에서는 이번 한.미간 FTA협상이 타결될 경우 이를 계기로 양자간 FTA 추진 쪽으로 통상협상의 대세가 흘러가고, 온갖 문제가 뒤엉켜 활로가 보이지 않는 DDA 협상은 좌초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의미 있는 경제규모'를 지닌 나라로서는 처음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 무역국인 미국과 높은 자유화 수준에서 FTA협상을 타결지으면,
제네바 현지에서 도 긍정적 평가가 있을 것으로 주
제네바 대표부측은 보고 있다.
DDA 협상을 현장에서 진두지휘 해온 최혁(崔 革) 주
제네바 대사는 "특히 농업 및 서비스 분야에서 미국이 요구한 높은 수준의 자유화를 수용한 우리나라의 결단 및 자세에 대해 평가가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최 대사는 "DDA는 세계 무역 질서 및 체제의 안정 및 투명화, 제도화와 관련된 사안인데다, 그것은 FTA와는 별개로 우리의 국익과 세계의 이익에 이바지하기 때문에 DDA를 살리기 위한 노력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미 FTA 협상 과정에서 농업.서비스 분야의 높은 자유화 수준을 받아들이면 DDA 협상에서도 우리의 운신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제네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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