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주 6자회담이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고 끝이 났습니다. 글레이저 미 재무부 부차관보도 다시 중국을 방문했습니다만 어쨌든 방코델타 아시아 은행의 북한 자금 송금 문제가 장애물이었습니다. 베이징에서 이 6자회담을 직접 취재하고 돌아온 정치부 안정식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마카오 BDA에 묶여있는 북한 자금을 풀어달라게 북한의 요구였는데, 이 요구가 수용됐음에도 불구하고 좀 황당한 이유 때문에 이번 회담이 공전됐지 않습니까?
<기자>
BDA에 묶여있는 2,500만 달러를 풀어줘야 영변 핵시설 폐쇄든 사찰단 수용이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북한이 하도 강력히 요구를 해서 BDA의 돈을 풀어줬는데, 이 풀어준 돈마저 제대로 못 찾아가서 일이 진척이 안되는 참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번 사건을 보면, 북한이 국제사회에 얼마나 뒤떨어져 있는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데요.
북한은 BDA의 50개 계좌를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한 뒤에, 단 한 사람만이 은행에 나타나서 50개 계좌를 다 옮겨달라고 요구했다고합니다.
당연히 은행에서 들어줬을 리가 없겠죠.
또, 당초 북한 계좌를 중국은행으로 옮기려고 했는데, 중국은행 측에서 괜히 북한 돈 잘못 받았다가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북한 돈을 안 받겠다고 하는 바람에 송금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해 돈을 주겠다고 하는데도, 준다는 돈도 제대로 못 받아가는 나라, 북한이라는 나라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어째든 이렇게 황당한 이유 때문에, 이번 회담은 다른 논의는 전혀 하지 못한 채 끝나고 말았습니다.
<앵커>
회담이 공전되긴 했습니다만, BDA 자금을 풀어준 것을 보면 미국은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봐야겠죠?
<기자>
사실 BDA 문제는 법집행의 문제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타협할 수 없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었는데 이번에 미국이 스스로 그 원칙을 깼습니다.
BDA 자금을 풀어주면서, 북한이 돈을 인도적 목적에만 사용하기로 했다는 이런 단서를 달았습니다만, 북한이 그 돈을 어디에 쓰는 지 어떻게 감시를 합니까.
달러에다 일일이 도장 찍어서 주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결국 북핵 폐기라는 큰 목표를 위해서 미국이 정치적으로 타협을 본 것이다,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미국 내에서 정치적 패배다 외교적 실수다 이런 비난들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그러한 비난을 안고라도 북한과의 핵 폐기 과정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부시 행정부의 의지가 드러난 것이다고 해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6자회담 상황이 앞으로는 어떻게 진행이 될까요?
<기자>
일단 BDA 문제는 제3국의 은행을 통해서 북한이 돈을 받는 방향으로 추진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라면 박스 가져가서 현찰로 받아와도 되는데, 북한이 해외 계좌에 돈을 놔두면서 국제 금융거래를 하고 싶어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선은 북한 돈을 받아줄 제3국 은행을 찾는게 급선무입니다.
현재로서는 몽골이나 베트남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이런 쪽을 알아본다고 하는데, 잘 될 지는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이 BDA 문제가 계속해서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북한이 빨리 이 문제를 털고 나와서 핵폐기 논의로 돌아와야 됩니다.
만약, 지금의 상황이 계속된다면, 다른 나라들이 짜증을 낼 수 밖에 없습니다.
돈 돌려달라고 해서 돌려줬는데, 그 돈도 못 찾아가면서 계속 회담은 안하겠다고 하면 누가 그걸 참아주겠습니까.
이렇게 황당한 상황이 계속되게 되면, 결국 강경파들이 다시 등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북한도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면, 물러설 때는 물러설 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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