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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폭력'

"돈이 없다 그래서 패고....말 안듣는다 그래서 패고....어떤 새끼는 얼굴이 기분나빠.. 그래서 패고....이렇게 형한테 맞은 애들이 4열 종대 앉아번호로 연병장 두바퀴다...."

(영화 '공공의 적' 中)

실제로 이런 '강철중 경사'가  있었다면, 이미 오래전에 직위 해제를 당한 것은 물론 네티즌들의 온갖 비난을 받았을겁니다.

그 누구의 '폭력'에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않는 이런 시대인데 '강철중' 정도는 아니지만 시민을.. 경찰이 때리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절도 용의자를 잡기 위해 잠복 근무를 하던 강력팀 형사들이 다른 사람을 용의자로 오해하고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외모가 용의자와 비슷한 사람이 모자까지 푹 눌러쓰고 아파트 승강기를 타고 내려와 문이 열리자마자 뛰어내렸으니 경찰이 의심을 가질만은 합니다.

경찰은 이 사람을 용의자라고 확신을 했고 "당신 000이지?"하고 물었습니다. 건장한 남자 4명이 갑자기 다가와 '000'냐고 물으니 이 남자도 당황할 만 합니다.

"나는 000가 아니다."라는 말보다는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냐?"는 말이 먼저 나왔습니다. 용의자라 확신을 한 경찰과 아무것도 모르는 남자 사이에서는 한창 실랑이가 오갔습니다.

남자는 '이 사람들이 경찰이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신분을 알리지도 않고 막무가내로 반말 을 하는데 참을 수가 없었고 경찰은 용의자 사진과 똑닮은 남자가 묻는 말에는 대답을 하지 않고 계속 되물으니 신경이 날카로워진 것입니다.

결국 신원 파악을 넘어 감정 싸움으로 번졌고 경찰은 남자의 얼굴을 한 대 때리고 말았습니다.

남자의 어머니가 나와 중재를 해서 대충 사과를 하고 넘어가나 싶었는데 참을 수 없었던 남자는 경찰청에 민원을 제기하고 자주 가는 인터넷 사이트에 자신의 사연을 올렸습니다.

(아래는 남자가 올린 글입니다.)

http://dvdprime.dreamwiz.com/bbs/view.asp?major=ME&minor=E1&master_id=40&bbsfword_id=&master_sel=&fword_sel=&SortMethod=&SearchCondition=&SearchConditionTxt=&bbslist_id=1080620&page=1

가뜩이나 지난 번 '지하철 폭행사건' 이후 인터넷에 민감해진 경찰은 바로 감찰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고 다음 날 바로 해당 경찰 4명을 청으로 불러들여 조사를 했고 해당서 경찰들도 이 남자를 찾아 사과를 하겠다며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게다가 이번 사건도 '지하철 폭행사건' 수사를 허술하게 해서 맹비난을 받았던 그 경찰서 소속 형사들이 연루돼 있지요.)

네티즌들의 입소문은 역시나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검색어 1, 2위 자리엔 해당서 이름인 '광진경찰서'가 올라있더군요.

그런데 정작 당사자는 네티즌들의 응원과 도움이 고마우면서도 일이 너무 커지고 또, 커지다보니 왜곡되는 측면을 불안해했습니다.

그래도 약자인데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언론 인터뷰도 잘못하면 더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겠느냐며 정식 인터뷰 요청도 거부하더군요.

경찰은 '한 대 때렸다'고 때린 사실에 대해서도 순순히 시인을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라고 분명히 밝혔는데 남자가 먼저 욕설을 퍼부으며 일을 벌렸다고 합니다.

일부 양쪽의 의견은 엇갈리지만, 아무리 피의자라 하더라도 때린 것은 잘못입니다.

게다가 검거를 하다가 피의자가 도망을 가려했거나 흉기를 휘두르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한 것도 아니니 말입니다.

경찰관직무집행법 3조에는 경찰은 불심검문할 수 있는 권한은 있지만 신분증을 보여주고, 소속과 신원을 정확히 밝힌 뒤에 검문 이유 등을 말하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만약 용의자가 확실한 경우에는 "같이 경찰서에 가서 조사받자"고 임의 동행을 요구할 수도 있고 그런데도 도망을 가거나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 경우에는 긴급 체포를 해 6시간 동안 조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경우에 경찰임을 밝히고 검문의 이유 등을 말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범인 검거를 할 때에는 위급한 경우가 많아 이런 과정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신분증 보여주고 이유 설명하는 동안 무슨 일이 발생할 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범죄자가 경찰을 흉기로 찌르고 도망가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참 난감할 듯 합니다.

원칙에서만 어긋나지 않으면 되겠지만 어디까지가 원칙의 밖으로 나가는 것인지 판단하기가 힘들 것 같네요.

아무튼 이번 사건의 경우는 단순한 검문 과정에서 실랑이를 벌이다 감정 싸움이 나 주먹이 먼저 나간 점이 문제였습니다.

이 때문에 당사자는 엄청난 마음 고생을 했을테고 경찰은 또다시 비난의 화살을 다 맞았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혜택을 본 사람은 있습니다.

바로 경찰이 원래 쫓고 있던 절도 용의자입니다.

아직 잡지도 못했다고 하는데 어디어디 살고, 언제 어떤 짓을 한 사람을 경찰이 쫓는다는 사실이 다 알려졌으니 이미 어디론가 도망가버렸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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