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없는 사람 한 명을 죽이면 나머지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히말라야 산맥에 비행기가 추락했다. 생존자는 당신과 한 남자, 그리고 소년 등 단 3명뿐이다. 소년은 다리를 다쳐 살아날 가망이 없다. 또 다른 생존자인 남자는 소년을 죽이고 인육을 먹은 뒤 그 힘으로 마을을 찾아 산을 내려가자고 한다.
당신의 선택은?
이성적으로만 생각하면 답은 쉬울 수 있다.
한 사람의 행복과 다수의 행복 사이에서 결정하면 된다.
하지만 이러한 질문을 받은 많은 사람들은 다수를 살리기 위해 죄없는 한 사람이 희생되어야 한다는 데 주저할 것이다.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힘의 핵심인 뇌.
하지만 사람들은 로봇처럼 이성적 판단만 내리지 않는다.
사람들은 때론 이성보다 감정에 따른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왜 그럴까?
인간은 단순히 이성적인 판단만으로가 아니라 감정에 의해 도덕적 난제를 해결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22일 보도했다.
감정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데 관여한다는 것을 증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남가주대학(USC) 연구팀은 뇌 부위인 복내측 전전두피질(VMPC)이 의사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전전두피질이 손상된 6명을 포함해 30명의 자원자들에게 '죄없는 사람 한 명을 죽이면 나머지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등 선뜻 택하기 어려운 여러 도덕적 난제들을 제시한 뒤 결정을 내리게 했다.
실험 결과 전전두피질이 손상된 이들은 다른 자원자들보다 '감정이 없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더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다수를 살리기 위해 기꺼이 한 사람을 희생할 수 있다고 답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특정 도덕적 딜레마에 있어서 복내측 전전두피질이 옳고 그름을 도덕적으로 판단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감정이 이러한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안토니아 다마시오는 "인간은 일방적인 판단의 극단적인 형태를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감정이 도덕적 판단에 일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최신호에 실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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