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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섹시? 절대 버리고 싶지 않다"

주연 단막드라마 '사랑한다면…' 23일 방송

이효리(28)는 오후 9시가 넘어서야 저녁식사를 했다.

"12일 단막 드라마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촬영이 끝나 지금은 좀 나아요. 매일 밤 새우며 3일간 두세 시간밖에 못 잤죠. 차에서 김밥 먹고 휴게소에서 머리 감으니 코디네이터들이 창피하대요. 히히."

1998년 여성그룹 핑클로 데뷔, 9년 만에 DSPent에서 엠넷미디어로 소속사를 바꾼 이효리.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바쁘다.

23일 SBS에서 방송될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연출 차은택) 촬영과 디지털 싱글곡 '톡톡톡', '잔소리' 활동을 병행한 탓.

"새 소속사가 노예처럼 혹사시켜요(웃음)."

인터뷰에 앞서 먼저 짚고 넘어갈 얘기를 꺼냈다.

2월 드라마 촬영장서 있었던 지각 사태.

그때 이후 언론과의 첫 대면이기 때문이다.

"의상이 제 시간에 도착하지 않아 사진 촬영용 의상으로 무대에 올랐어요. 그런 경우 춤을 출 때 (노출 등으로) 위험해요. 촬영을 끝내고 속상하고 기분이 언짢아 한참을 울었어요. 불만족스런 결과엔 잘 울거든요. 감정을 수습하고 기자회견장에 가니 시간이 너무 늦었어요."

이효리의 솔직한 속내는 이때부터 물꼬가 텄다.

'이슈 메이커 이효리'에게 세간의 민감한 궁금증을 조목조목 던졌다.

◇표절 논란과 언론

"지금껏 가장 힘든 순간은 2집 때였어요."

지난해 3월 이효리는 작곡가 김도현이 쓴 2집 타이틀곡 '겟차'가 표절 논란에 휘말려 이 곡 활동을 중단했다.

"2집은 부담을 갖고 시작했어요. 김도현 씨 등 모두 고생 많았죠. 표절 판명이 난 것도 아닌데 여러 기사가 쏟아지며 논란에 묻혀 아쉬워요. 이때 무척 쓸쓸하고 외로웠어요."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그는 말이나 행동 하나가 조심스러웠다.

대중이 그의 사생활에 관심을 갖다보니 잘해도, 못해도 크게 부각됐다.

지난해 10월에는 한밤중 길가에 쓰러진 남성 취객을 구해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과열된 언론의 취재 열기가 야속하면서도 한편으론 이해된다고 했다.

"솔직히 좋든, 안 좋든 아예 기사가 안 나왔으면 좋겠지만 전 '표적'이 되기 쉬운 사람이에요. 요즘은 후배 가수들(아이비·서인영 등) 기사에도 제 이름이 거론되죠. 비욘세와 린제이 로한을 좋아하는데 저도 그들의 이름이 나온 기사를 클릭하니까. 지금은 '좋든 나쁘든 모든 게 금방 잊혀지니 연연해하지 말자'며 상황을 받아들여요. 언젠가 제가 뭘 해도 대중이 관심 없을 때가 올 테고, 또 지금 관심을 못 받는 연예인보단 행복하다 생각해요."

이효리는 진심 어린 당부도 했다.

"전 대중이 생각하는 여느 스타들(보아, 비 등)보다 방송 노출 빈도가 높아요. 각종 오락 프로그램에 열심히 출연하는 건 돈을 벌려는 목적이 아녜요. 우스갯소리로 CF만 하고도 살 수 있잖아요. 대중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단 걸 알아주세요. 실수해도 질책하지 말고 여유롭게 봐주세요. 지치지 않게 도와주세요."

◇발라드와 섹시

섹시한 파워 댄스를 주무기로 한 '트렌드 세터' 이효리는 늘 가창력이 성에 덜 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에는 발라드곡 '잔소리'로 대중의 냉정한 시험대에 섰다.

비주얼적인 측면에 가려졌던 가수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겠단 과감한 시도다.

발라드곡을 처음 부른 그는 이 노래를 4일간 녹음했다.

"무대에서도 데뷔 때처럼 어색했어요. 언젠가 이수영과 메이비가 캠코더로 찍으며 고개 각도, 손짓까지 연습하길래 '너네 웃긴다'고 했죠. 노래에 심취하면 자연스레 나오는 동작인 줄 알았는데 모두 계산된 연습이었어요. 여전히 '잔소리' 부를 땐 긴장되고 간주 땐 웃음도 나요. 100% 만족하진 않지만 첫 시도치곤 괜찮은 것 같아요."

최근 한 언론에 '이효리 섹시 버리고 가창력으로 승부한다'는 기사가 났다.

"왜 섹시를 버려야 하나요. 절대 버리고 싶지 않아요, 우리나라는 섹시 콘셉트라면 안 좋은 시선으로 보죠. 어떤 후배 가수는 '절대 옷을 벗지 않겠다'고도 했어요. 옷을 벗고 안 벗고에 의미를 둘 필요는 없어요. 사람들의 의식에 끌려갈 게 아니라 무대와 콘셉트에 따라 벗는 거죠. 멋있게 보인다면 언더웨어를 입어도 상관없어요. 전 계속 몸으로 승부할 거라고 써주세요. 호호."

◇드라마와 연기력

이효리의 연기 데뷔작은 2005년 SBS TV 드라마 '세잎 클로버'.

당시 '목소리가 허스키해 귀에 거슬린다', '연기력이 부족하다', '캐릭터가 몸에 맞지 않는다'는 등의 혹평을 받았다.

시청률도 아쉬웠다.

정준호·이동건이 공동 주연인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을 통한 연기 재도전에 내심 긴장하고 있을 터.

"가수 역이어서 그때보다 더 현실감 있어요. 시한부 인생이지만 어둡고 슬픈 역이 아니어서 몸에도 맞고요. 보이스 톤에 대한 지적도 있지만 타고 났으니 어쩔 수 없죠. 평소 말을 빨리 해 천천히 대사를 하려고 노력했어요."

의외로 그는 노래는 몸이 편하지만, 연기는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드라마 촬영장에서는 실수가 용납되고 가수로 무대에 설 때처럼 경쟁하는 분위기가 아닌 덕택이다.

"언젠가 평소 좋아하는 영화를 꼭 해보고 싶어요. 지금껏 국내에선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캐릭터? 패셔너블한 영화도 좋고요. 새 음반은 드라마와 영화를 한 후 10~11월께 선보일 것 같아요."

◇핑클과 이효리

핑클은 이효리에게 고향이자 친정이다.

생각만 해도 웃음지어지는 푸근한 곳.

당시 소속사 분위기도 가족적이었다.

핑클은 공식 해체를 발표하진 않았다.

그러나 멤버 각자 다른 소속사로 뿔뿔이 흩어졌고 개별 활동에 매진하고 있어 기약 없는 활동 중단이다.

"공식 해체를 발표할 필요성을 못 느껴요. 언제 다시 할지 모르고 팬들에게 충격 주고 싶지도 않고요. (옥)주현이와 다시 하고 싶단 말을 해요. 하지만 (성)유리와 (이)진이가 연기자로 변신한 지 얼마 안돼 지금은 그 분야서 입지를 다지고 싶어해요. 그 생각에 동의하고요."

홀로서기에 대해서는 일장일단을 분석한다.

그는 "그룹 출신 솔로는 인지도가 있으니 홍보의 필요성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변신해도 식상하거나 신선함이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위험을 무릅쓰고 장르 변화를 크게 시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수익과 소비패턴

최근 한 네티즌은 이효리의 CF 출연료와 소속사 계약금 등을 모두 합한 추정치 연봉이 82억여 원이라고 계산해 눈길을 끌었다.

"금전적인 수익이 얼마나 되냐"고 묻자 "원래 돈 개념이 없다. 얼마 버는지 안 것도 사실 최근"이라고 한다. "핑클로 데뷔하기 전인 19살 때부터 서빙, 스티커 붙이는 일 등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었어요. 이젠 더 이상 돈 때문에 일하진 않아도 될 정도예요(웃음)."

이효리는 톱스타지만 검소하고 털털한 연예인으로 꼽힌다.

그의 전 코디네이터는 "일부 여자 연예인들처럼 명품 브랜드만 고집하지 않고 오히려 '동대문 상표'를 멋스럽게 소화한다"고 칭찬했다.

그의 대표 패션도 트레이닝복.

"저도 진?지만 동대문에서 산 의상이 더 예쁘게 느껴질 때가 많아요. 어렸을 때 아빠가 하루 두세 번 옷을 갈아입는 저에게 '예쁜 사람은 뭘 입어도 예쁘다'고 한 말씀이 기억나요."

그는 "연예인을 안 했다면 다른 좋은 점도 많겠지만, 지금 누리는 것보단 덜할 것 같다"며 "아무래도 통장을 볼 때면 뿌듯하다"고 특유의 눈웃음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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