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봄철 치매노인들의 '위험한 외출' 늘고 있다

<8뉴스>

<앵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치매노인들이 집을 나가 실종되는 일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특히 고향이나 사연이 있는 곳을 배회하다가 위험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손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1일 경남 창원의 한 야산에서 한 80대 치매 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실종 엿새 만입니다.

이 할머니는 집에서 산길로 무려 5km나 떨어진 외딴 산 속을 헤매다 저체온증으로 숨을 거뒀습니다.

[공 모 씨/막내딸 : 우리는 저 너머까지는, 먼 데까지는 갈 줄 몰랐어요. 진짜로. 우리는 진짜 그렇게 멀리 갈 줄은 몰랐고...]

할머니는 왜 산속에서 최후를 맞았을까? 바로 이 산은 오래전 작고한 남편과 아들이 매장된 곳이었습니다.

[공성일 : 죽은 아들을 저기서 뿌렸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항상 저기를 보고 기억하고 있었던 거라.]

최근 급증하고 있는 치매 노인들의 실종은 대부분 과거의 기억을 좇아 헤매는 이른바 '배회 증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배회 증상은 두개의 오각형을 겹치게 그리도록하는 테스트를 통해 보면 더 확연히 드러납니다.

[박민진/성북구 보건소 : 치매대상자들은 (도형) 두 개를 겹쳐서 그릴수 없습니다. 대체로 이와 같이 떨어져 있는 그림들이 나오는데 이것은 공간 지각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특히 비슷한 모양의 아파트로 뒤덮힌 대도시는 치매 노인들에게는 헤어날 수 없는 늪이나 다름없습니다.

배회과정에는 또 평소보다 더 빨리, 더 멀리 걸어가는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석범/신경정신과 전문의 : 본인의 어떤 피로도라든가 기력의 저하같은 것을 고려하지 않고 본인이 탈진할 때까지 계속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입니다.]

국내 치매노인 40만 명 시대.

그러나 이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