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를 취재하면서 가장 절실히 느낀 점은
우리나라가 아직도 습지 보호를 위한 준비가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습지는 크게 내륙습지와 해양습지로 나뉜다.
소택이나 늪같이 민물과 땅이 만다는 곳은 내륙습지로, 갯벌처럼 바닷물과 땅이 만나는 곳은 해양습지(혹은 연안습지)로 구분된다.
자연히(?) 관리 주체도 둘로 갈라지게 되는데 내륙습지는 환경부가, 해양습지는 해수부가 각각 관리 책임을 진다.
그렇다보니 3,040 제곱킬로미터(서울 면적의 5배)에 이르는 습지 전체에 대한 통합 조사는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실상 이 3,040 제곱킬로미터라는 숫자 역시 추정치에 불과하며 매년 실측이 이뤄질 때마다 이 숫자는 계속 바뀌고 있다.
현실이 이러니 습지에 서식하고 있는 생물들에 대한 조사와 습지 자원의 보존, 현명한 이용은 멀기만 한 일이다.
우리나라가 습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0년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97년 101번째로 람사협약에 가입한 것이 사실상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습지가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것은 람사협약에 가입하고도 2년이 흐른 1999년 8월 9일이다.
그후 5곳의 습지를 람사협약에 등록시키는 등 모두 18곳의 습지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했지만, 보호습지의 면적은 전체 습지의 1/12 수준인, 251 제곱킬로미터에 불과하다.
전체 습지의 90% 이상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년 동안 개발 논리에 밀려 간척과 매립으로 사라져간 습지는 810 제곱킬로미터에 이른다. (* 서울의 면적이 605 제곱킬로미터이니 서울의 1.3배 정도되는 습지가 사라진 셈이다.)
습지는 개발해야 할 쓸모없는 땅이 절대 아니다.
그곳에는 과거의 흔적이 묻어 있고, 현재의 삶이 살아지고 있으며 미래의 가능성이 자라고 있는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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