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단식 보름째 문성현 대표를 만나다

벌써 보름쨉니다.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가 청와대 앞 분수대 주변에 나앉은지가 말입니다.

북악 자락을 휘감아 내려오는 바람은 아직도 봄기운과는 거리가 먼데

물과 소금만으로 보름을 버텼다고 합니다.

실제로 청와대 주변의 기온은 서울 평균 기온보다 섭씨 2도 정도 낮다고 하네요.

문 대표는 오전 7시부터 12시간동안 길 바닥에서 소일합니다.

(그 이후에는 주변에 비닐천막으로 만든 상황실에서 전기장판을 벗삼아 단식을 이어갑니다.

막바지로 치닫는 한미 FTA 협상이 중단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입니다)

그의 주변에는 바닥재로 쓰이는 스티로폼과 침낭, 밍크이불이라고 불리는 담요가 널려있습니다.

두 눈은 휑하니 패여있고 안그래도 검은 얼굴은 흰 수염이 덮수룩하게 자라 더욱 검어보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다가 가끔씩 꾸벅꾸벅 졸기도 합니다. 

청승맞고 처연하고 안타깝고 결기도 느껴지는....

당 출입기자로서 당 대표의 극한투쟁을 바라보면서 드는 생각들입니다.

그동안 당직자들의 성화에도 한번도 현장취재를 못한 미안함도 곁들여졌습니다. 

안 힘드냐고 물었습니다.

"힘든 건 없다.

다만 최근 협상장에서 양보만 거듭한다는 소식이 나와 그런 점이 안타깝다"

뭘 원하느냐고 물었습니다.

"노 대통령과의 토론을 원한다.

대통령이 FTA에 대해 그토록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 토론을 해보자."

(문 대표는 대통령과의 토론을 요구했지만 사실 민주노동당의 진정한 요구사항은 FTA 협상 중단입니다. 토론은 협상 중단을 설득하기 위한 방편인거죠.)

그게 안 받아들여지면 어떻게 할건지도 물었습니다.

"최소한의 토론없이 3월말에 협상을 타결지으려한다면 민주노동당은 이에 불복종하고 명운을 걸고 투쟁하겠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아니냐고도 물었습니다.

"항상 투쟁은 이렇게 시작된다. 협상 타결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그걸 확인하기 위해 단식을 하고 있다. 협상 내용이 밝혀지면 새로운 투쟁이 시작될 거다."

고행은 문 대표가 자청한겁니다.

지난 1월 6차 FTA 협상때에는 당 소속의원 9명 전원이 5일동안 협상장인 신라호텔 주변에서 단식농성을 했습니다.

하지만 협상 자체에는 물론 언론 보도측면에서도 별다는 반향이 없었죠.

문 대표의 무기한 단식은 어찌보면 당이 할 수 있는 극약처방 가운데 하나일겁니다.

이 때문에 문 대표는 단식을 시작하면서는 "겨울을 이기기위한 생명체의 처절한 몸부림이 봄을 만든다. 청와대와 대사관을 사이에 둔 이 자리에서 쓰러지겠다"다고 결의를 다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문 대표를 두고 청와대에서는 단식 2일째에 시민사회수석이 찾아온 뒤로는 소식이 없다고 합니다.

문 대표가 토론을 요청한 노 대통령은 조만간 중동 순방에 나설 걸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문 대표의 단식은 조금더 길어질 것 같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