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매서웠던 꽃샘바람이 가고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주위에 감기로 고생하는 분들도 많지만 그래도 봄은 봄입니다.
꽃다발 가슴에 안고 누군가 찾아오시는 그 님이 그리워지는....
국회의사당이 있어 메마를 것 같은 여의도도 진달래와 개나리, 벚꽃이 필 때면 참 좋습니다.
제가 주로 일하는 여의도,이 곳은 참 역동적인 곳입니다.
국회의원과 그들의 보좌진,이들을 상대로 한 숱한 밥집, 술집.
여의도 공원 지하터널을 통해 동쪽으로 가면 증권가와 아파트촌, 역시 수많은 먹을 곳들...
나름 많은 생각과 더 높은 지향을 갖고 있다는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곳이죠.
언론에서 툭하면 나쁜 사람들로 매도하기는 하지만 국회의원들의 자부심이야 말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는 근원적인 자신감은 조금 시간이 지나면 그 국민을 위해 내가 뭔가 큰 일을 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발전하곤 합니다.
그런 면에서 국회의원 대부분이 정국의 고비고비마다 어떻게 대응할 지를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 또한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물론 가끔씩은 기자인 저에게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물어오는 의원들도 있지만 정말 몰라서라는 생각은 별로 안듭니다.
제가 아는 것도 별로 없고요, 무엇보다 기자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물어보고 그 대답을 국민에게 전하는 사람이라는 게 제 믿음입니다.
자,그렇다면 국회의원들에게 세상은 자신을 중심으로 도는 그런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주로 취재하는 열린우리당,통합신당,민주당은 요즘 통합이라는 말 때문에 참 어수선합니다.
통합을 하긴 해야 하는데 방법을 놓고 백가쟁명식의 주장들만 무성할 뿐, 정작 진행되는 것은 그다지 없는 상황입니다.
어제 의원회관에서 만난 임종석 의원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여의도에는 천동설을 믿는 사람들 투성인 것 같아.지동설이 맞는 얘기라고, 당신도 같이 좀 돌라고 말하고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야"라고.
전설적인 전대협의 신화, 임의원은 저와 연배가 비슷해서 친구하기로 했는데요,
그 역시 가끔씩은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을 겁니다.
그러다 또 다른 의원들과 만나 얘기하다가 완고한 벽에 부딪칠 때 임의원도 여의도 사람들의 뿌리깊은 자의식을 새삼 인식하곤 하겠지요.
사실, 저도 많이 느낀 부분이고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국회의원들이 항상 우선하는 가치가 민심이라는 것, 그리고 국회의원들 대부분이 그 민심의 방향을 많은 순간 헷갈려 한다는 것입니다.
혼란속에서 뭔가 줄기가 잡히고,그러면서 정리가 되는 것은 세상사 다 마찬가지겠지만, 통합이라는 그들에게는 참으로 중요한 현안 역시 어떤 형태로든 정리야 되겠지만, 정작 무엇을, 어떤 형태를 국민이, 지지자들이 원하는지에 대한 자신감은 많이 결여돼 있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답답하고 때로는 안타깝기도 하지만, 저 역시 정답을 알 수는 없고, 저의 본분은 관찰자이기에 지켜볼 뿐입니다.
2002년 대선때 이들의 전신이었던 민주당에서도 참으로 많은 혼란과 주장들이 난무했었고, 우여곡절끝에 정리가 됐었는데요, 지금 지지도 바닥을 기어가고 있는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그들은 아직도 세상이,국민이 자기들을 중심으로 돈다고 생각할까요,
아니면 슬며시 이제는 자신들이 세상에 맞춰 돌아가기로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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