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0일) 국방부 기자실은 정말 하루종일 정신없이 돌아갔습니다.
첫 시작은 모 일간지의 기사였습니다.
'고 윤장호 하사의 시신이 서울에 도착하던 지난 3.1절 김성일 공군 참모총장이
김장수 국방장관의 골프자제령에도 불구하고 계룡대 군 골프장에서 외부 인사들과골프를 쳤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취재를 해보니 사실이 좀 달랐습니다.
김 총장과 골프를 친 상대가 외부 인사들이 아닌 공군 부대의 군종장교 7명이라는 겁니다.
기자들의 의견이 나눠졌습니다.
---"지난달 28일 김장수 국방장관의 골프 자제 이야기는 국방부와 합참 내부 간부들에게 구두로 권고한 것이다. 공문도 없었다. 해군과 공군 총장들은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 (육군 총장도 자체적으로 골프 자제를 공문으로 지시함)
---"골프 자제를 꼭 상부의 지시로 하나? 총장급이라면 알아서 처신을 했어야지."
---"그래도 골프 대상인 군종장교들이고 병영문화 개선에 애쓰는 이들을 격려한 지휘활동 차원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3.1절 윤 하사 시신이 서울에 도착하는 날인데 꼭 그날해야 했나?"
---"윤 하사의 영결식에도 육군 총장과 국방장관은 참석했던 반면, 해군과 공군 총장은 모두 인사군수본부장들을 대신 보냈다. 윤 하사 사건이 해공군에게는 그렇게 도덕적 의무를 지우는 것은 아니다."
---"야, 윤 하사-골프 딱 떨어지잖아. 국민 정서를 건드리는 거잖아. 무조건 기사가 돼."
그런데 점심이 되면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김 총장이 국방장관에게 사퇴한다고 했다는데...."
오후 12시20분 국방부 고위 인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네 번의 전화를 전혀 받지 않으니...곧바로 공군 참모총장실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역시....그 때 고위 인사에게 call back이 왔습니다.
"지난 일요일(18일)이었어. 요즘 사고 많았잖아. 총장으로 책임을 진다고...(골프 파문도 있잖아요?) 그런 이야기는 안 나왔는데...그건 이번 건하고는 달라. 관련이 없어."
자 이제 왜 사퇴를 했는가로 불꽃 취재가 이어집니다.
오후 1시40분쯤 되니 기자들의 취재를 의식한 듯 김 총장이 직접 사의 발표문을 냅니다.
'KF-16 사고 등으로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공군 참모총장으로서 깊이 사과드립니다....누군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심정으로 본인이 모든 책임을 지고....골프 운동과 관련해서 물의를 일으킴 점에 대해서도 사과드립니다.."
(KF-16 사고....지난달 13일 추락한 KF-16 전투기의 사고 원인이 정비 불량으로 드러난 것이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공군 정비사들의 허위보고들도 크게 문제가 됐지요.)
기사를 쓰는데 마음이 착잡해지더군요.
그대로 얼굴을 보고 악수하고 이야기도 나눈 사람이 자리를 그만둔다고 하니...참...
김 총장은 48년생 경남 진해 출신으로 대구 경북고와 공군사관학교(20기)를 졸업했죠.
공사 20기면 해사 26기, 육사 28기 수준이니까 박흥렬 육군참모총장(육사 28기)와는 동기이고, 송영무 해군참모총장(해사 27기)보다는 고참인 셈이죠. 따님만 두 분인데손녀도 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합동참모의장 비서실장, 공군 항공사업단장, 공군 기획관리참모부장, 합참 인사군수본부장, 국방정보본부장....정말 하나같이 기자들의 주요 취재 보직들이죠..또 하나같이 접근하기 어렵고요.
저는 김 총장을 국방정보본부장 때 뵈었는데...정보본부장치고는 어찌나 말이 많으시던지.....
주변의 평은 솔직하고, 독창적이고, 강한 추진력을 가졌지만 고집이 좀 세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공군의 업그레이드를 무난히 추진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차기 전투기 F-15K 도입과 초음속 훈련기 T-50 양산, 공중조기경보기 EX 도입 추진, 중고도 무인정찰기 개발 추진 등...공군에서는 벌써부터 후임 총장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김 총장 아래 중장은 배창식 공군 작전사령관(공사 21기) 이찬 공사교장(21기) 김은기 국방정보본부장(22기), 이영하 공군 차장(22기) 등 4명입니다.
-배창식 중장은 공군 교육사령관을 거쳐 공군 차장으로 있다가 2005년 10월 공군 작전사령관에 올랐죠.
-이찬 중장은 공군 정보작전 참모부장을 거쳐 공군 작전부사령관으로 있다가 역시 2005년 10월 공사교장에 임명됐습니다.
-이어 김은기 중장은 한미연합사 정보작전부장을 거쳐 공군 차장으로 있다가 지난해 11월 국방정보본부장에 올랐죠.
-마지막으로 이영하 중장은 공군 남부사령관을 거쳐 공군 교육사령관에서 지난해 11월 공군 차장이 됐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공사 교장(이찬)보다는 작전 사령관(배창식)에 힘이 실리겠죠?
그리고 공군차장(이영하)보다 국방정보본부장(김은기)이 더 앞서 가고 있잖아요?" 국방부 출입기자는 쉴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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