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부차원의 학교폭력 대책이 추진된 지 2년이 지났습니다. 학교폭력이 크게 줄고 있지 않는 가운데, 어제 '학교폭력 추방의 날'을 맞아 대국민 담화문이 발표됐습니다. 이번 대책은 교육부와 법무부, 행자부, 경찰청, 국가청소년위원회가 공동으로 내놓은 것으로 앞으로 가해학생들에 대한 집중단속을 병행한다는 내용이 새롭게 추가됐습니다.
공동 담화문에는 학교폭력에 대응하는 기본과 원칙이 자세히 나와 있는데, 특히 학교폭력이 장난이나 추억이 아니라 분명한 범죄라는 점을 명시하면서 학부모와 학생, 교사들이 폭력을 방치하지 말고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내용을 강조했습니다. 또 앞으로는 학생들이 부모와 교사는 물론 경찰에도 적극 알리고 상의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이를 위해 당국은 학교폭력 자진신고 기간(3.12~6.11)에 경찰의 집중단속도 병행해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석달간 경찰의 단속활동을 강화해 폭력 가해학생들을 심리적을 압박하고 자진신고를 유도한다는 게 이번 대책의 핵심입니다.
학기 초에 학교폭력 자진신고 기간을 도입한 것은 지난 2005년부터입니다. '학교폭력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지난 2005년부터 범정부차원의 대책이 추진되면서 자진신고 기간이 운영된 것이죠. 자진신고의 성과는 적지 않았습니다. 첫해에 8천6백명, 이듬해 5천5백명 등 1만4천백명이 자진 신고했으며, 이들의 재범률은 0.9%에 불과하다고 경찰청은 밝혔습니다. 문제는 폭력 피해신고 건수가 재작년 6천8백명에서 지난해에는 8천3백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가해학생의 경우, 선도교육 이수 조건으로 불입건하고 한국청소년육성회에서 운영하는 '사랑의 교실' 등에서 4시간 교육을 받으면 처벌을 받지 않기 때문에 학생 스스로 잘못과 폭력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문제점이 발생했습니다. 학생시절 한 번의 실수를 엄벌할 경우, 자칫 학생의 미래를 망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선도위주의 정책이 추진된 것이죠. 그러나 학교폭력 피해학생들이 받는 고통을 생각하면, 가해학생에 대한 선도위주의 정책이 지나치게 관대한 게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앞으로 가해학생들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법무부는 관련 소년법을 개정해 형사처벌 대상 년령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경찰청은 앞으로 단속에 걸린 14세 이상은 무조건 형사입건하고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습니다. 12-13세 촉법소년도 보호사건으로 법원에 송치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선도조치를 이수하지 않은 가해학생들은 사건을 재기해 형사입건하기로 했습니다.
경찰은 학교주변 폭력 단속을 위해 전국 여성, 청소년계 경찰 1천명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또 학교폭력이 빈발하는 전국 82개 학교에 비상주 폭력 전담 경찰관 15명을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폭력전담 경찰은 학교폭력 업무만을 전담하며, 한사람당 4-7개 학교를 책임지게 됩니다. 경찰은 공단주변 학교를 비롯해 학교폭력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을 선별해 경찰을 배치한다는 계획입니다.
신고방법은 국번 없이 112, 117, 182번을 누르시면 됩니다. 사이버경찰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동영상 UCC 신고 코너에 신고하는 방법도 있고요, 가족과 교사, 친구의 대리신고도 본인 신고와 똑같이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피해신고 학생은 철저히 비밀을 보장하고, 보복 등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면 보호자 동의하에 경찰관을 지원하고, 등하교 시간에 경호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2003년 학교폭력을 취재하면서 학기초에 보름간 일선 학교을 관찰한 적이 있습니다. 교실 안은 물론 학교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학교폭력이 벌어지는 장면을 영상으로 담아낼 수 있었죠. 그 때 제일 인상에 남은 것은 교사들의 무관심(일부 교사들은 업무량이 과중해 학교폭력에 신경 쓰기 어려운 여건을 호소하더군요)과 교육 당국의 무대응이었습니다. 교문 바로 앞에서 여러명이 한 명을 두들기고 돈 까지 뺏는데도 아무도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런 내용을 취재,보도하고 국회 교육위 공청회에 발제자로 참여해 학교폭력의 문제점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학교폭력특별법도 제정되고, 범정부차원의 대책이 강화되고 있으니 앞으로는 학생과 학부모가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학교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당근보다 채찍을 강화하겠다는 이번 대책이 학교폭력을 줄이는 획기적인 대책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간절하고요. 제 생각으로는 이제 나머지 몫은 학생들 자신과 교사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이 학교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일만 남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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