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를 좌지우지하는 분야 중에 하나가 농업 부문이죠.
그 중에서도 쇠고기가 꼬일대로 꼬여 있습니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탓에 몇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 해 말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됐다가 뼛조각이 발견돼 전량 반송됐습니다.
이후로는 미국산 쇠고기는 한 점도 우리 국토에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결국 우리 정부는 뼛조각이 발견된 박스만 반송하는 '부분 반송안'을 미국측에 제시했습니다.
예상대로 미국은 거부했습니다.
'예외 없는 완전 개방' 원칙에 어긋난다는 거죠.
미국은 또 우리 정부의 부분 반송안이 '비과학적인 발상'이라고 힐난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주장하는 뼛조각이 발견된 불량 상자만 반송하는 방안이 과연 비과학적일까요?
네, 비과학적입니다.
우리 정부 인사들도 과학적이지 않다고 실토합니다.
소에서 살코기를 발라내 포장하는 과정에서 '뼛조각 제로' 상태를 유지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제 아무리 '생활의 달인'이거나 신이 내린 칼잡이라도 칼끝에 붙어있던 뼛조각이 살코기에 묻어 포장되는 것을 일일이 잡아낼 수 없다고 하네요.
한우 박스를 풀어봐도 뼛조각이 많이 나오는 실정인데 하물며 기계화된 미국의 축산업계가 포장한 박스에서 뼛조각이 나오는 것은 당연지사.
사실 그런 뼛조각이 광우병 유발 물질을 담고 있을 가능성도 거의 없습니다.
(물론 건강, 위생과 관련된 일에서 '거의 없다'라는 전제는 굉장히 위험하긴 합니다만.....)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왜 이리 엄혹한 수입 기준을 미국에 들이대는 걸까요.
입맛 까다롭기로는 세계 최고인 우리 소비자들 때문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다면 청정 한우도 입에 대지 않습니다.
국민 정서가 이렇다 보니 광우병 꼬리표가 붙은 나라에서 수입되는 고기에 뼛조각이 달려 오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는 겁니다.
그러나 어차피 우리는 미국산 쇠고기를 조만간 수입해야 합니다.
축산물 교역 기준을 정하는 국제수역사무국이라는 곳에서 미국에 대해 교역이 가능하다는 예비 판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예비 판정에 따르면 광우병을 유발할 수 있는 특정 위험 부위, 그러니까 두개골, 척추, 눈알 같은 부위만 제거하면 미국은 뼈도 팔 수 있게 됩니다.
이 판정이 확정되는 시기는 5월말인데 별 탈 없이 예비 판정이 굳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정부는 치밀하게 주판알을 튕기고 있습니다.
쇠고기 시장....어차피 문 걸어 잠글 명분도 없고.....
그렇다고 맥 없이 열어주는 것은 강력한 카드 한장을 버리는 꼴이고.....
윤곽은 다음 주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리는 한미 농업 고위급 현상에서 잡히겠지요.
다음주를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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