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신도시가 오피스텔 분양으로 난리가 났습니다.
난리가 났다는 표현이 조금 과장된 것처럼 들리시나요?
일요일 오후에 현장에 가서 지켜본 바로는 정말로 과열 양상이었습니다.
날도 추운데 텐트 치고 밤을 새고 종이 상자로 칼바람을 피하고 피곤하니 길가에 앉아서 자고...밥도 그 자리에서 대충 해결하고...
오죽하면 8시뉴스를 본 제 10살 난 아들 녀석이
"아빠, 그런데 저 사람들은 추운데 왜 밖에서 자?" 이렇게 묻더군요.
어린 아이 눈에 비친 방송뉴스 화면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 남의 나라 얘기처럼 보일 겁니다.
사람들은 토요일 아침부터 모여 들었고 토요일 밤에는 천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줄을 선 사람들끼리 자체적으로 번호표를 만들어 나눠 가졌는데 번호표가 천번을 넘었다고 하니 모인 사람들의 규모를 그 정도로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날이 춥다보니 밤을 샌 사람은 수백명 정도로 보입니다. 천막 숫자 등을 계산한 셈법입니다.
다음날인 일요일에는 사람들이 더욱 몰려 청약 대기 행렬이 수천명 선으로 늘었습니다.
아무도 정확하게 숫자를 세 보지 않아서 또 세기도 어렵게 구불구불 줄을 섰기 때문에
수천명이라고 표현할 뿐입니다. 건설사는 2천명 정도로 추정했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 보다 많아 보였습니다.
그럼 이 사람들은 강추위에 날을 새가며 왜 줄을 섰을까요?
우선, 청약 접수를 오늘(12일) 단 하루, 오후 4시 반까지 견본주택에 입장한 사람에 한해 받기 때문입니다.
대학 입시때 원서 접수하는 방식과 유사하다고 할까요. 입장한 사람한테만 권한을 주는 식이죠.
선착순도 아닌데 왜 줄을 서냐고 의아해 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거야 보통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청약하고 싶은 사람들의 애타는(?) 심정 정도로 해석하면 됩니다.
혹시 사람들이 몰려 견본주택에 4시반까지 입장하지 못 할까봐 걱정이 되다보니 일단 줄을 서고 보는 거죠.
건설사 입장에서는 오피스텔 분양 물량이 123실로 소규모여서 청약 날짜를 하루로 잡았고
인터넷 청약도 준비하지 않았다고 설명합니다. 겉보기에는 이해가 되는 해명입니다.
과거에 청약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줄세우기를 하는 관행이 있었기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해서 청약을 할만한 가치가 있는가 궁금하시죠?
이 문제는 제가 답을 내리기 보다는 줄을 선 사람들이 해준 이야기로 대신할까 합니다.
우선 송도신도시라는 입지적 특성을 꼽더군요.
또 최근 분양을 끝낸 같은 건물 상층부의 주상복합아파트는 평당 분양가가 1300만원이었는데
이 오피스텔은 절반인 650만선에 분양을 하니 당연히 싼 것 아니냐는 답변입니다.
(제가 보기엔 오피스텔 전용률이 아파트보다 적다는 점을 감안할때 꼭 싸다고 볼 수 만은 없다고 봅니다만...)
그리고 2년전 분양한 주변 오피스텔이 현재 평당 1천만원을 호가하고 있으니
분양만 받으면 평당 350만원의 시세차익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그러면서 소형은 2천~3천, 대형은 7천~8천만원의 웃돈을 받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전해 주더군요.
(나중에 썰물 빠지듯 웃돈이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은 어떻게 될지 추측하기 곤란하고...)
그래도 청약을 하려면 이것저것 준비해야 되는 것 아닌가 싶죠?
제가 제목에도 썼지만 오피스텔 청약은 너무나 단순한 게임방식이 적용됩니다.
우선 청약을 할때 청약통장이 필요 없습니다. 일단 청약금만 내면 대한민국 누구나 청약이 가능합니다.
이 곳은 소형은 5백만원, 중형은 1천만원, 대형은 1천5백만원을 내면 청약을 할 수 있게 했더군요.
청약을 해서 당첨이 되면 분양권을 제한없이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습니다.
초기 청약금만 있으면 웃돈을 붙여 팔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죠. (웃돈이 붙을 만한 물건이라는 전제아래)
그리고 혹시 당첨이 됐는데 층,방향, 호수가 맘에 안 든다는가
당첨이 안 된 경우는 맡겨놓은 청약금을 그대로 돌려 받을 수 있습니다.
아마도, 당첨만 된다면 재테크 중에 이렇게 위험 부담이 없는 경우도 드물 겁니다.
근본적으로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건축법상 업무시설로 분류돼 주택 관련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틈새를 노린 청약인데요, 이런 인기 물량이 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정부도 일률적으로 오피스텔을 규제하기도 그렇고 수수방관하기도 그런 애매모호한 양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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