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해외에서 노후를 보내는 이른바 은퇴 이민 열풍이 불면서, 요즘 인기가 높아진 나라가, 바로 필리핀입니다. 하지만, 필리핀의 특수한 부동산 관련법 때문에 자칫하면, 재산을 위협받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주의하실 점이 뭔지 장세만 기자가 현지 취재 했습니다.
<기자>
한국 은퇴자들을 위한 실버타운 공사가 한창인 앙헬레스 지역입니다.
올해 말 입주를 목표로 한 1백평짜리 2층 주택이 1억 6천만 원대에 분양될 예정입니다.
이 곳 앙헬레스와 포락시 일대에서만 한국인들이 벌이고 있는 전원주택 건설사업이 모두 30여 만 평 규모에 천여 세대에 이릅니다.
은퇴자와 관광객이 늘면서 최근 3년 동안 교민사회는 두 배로 커져 7천여 명 규모가 됐습니다.
땅 값도 많게는 대여섯 배까지 뛰었습니다.
[한국인 개발업자 : 7년동안 누구하나 얼씬거리지도 않다가 한국사람들이 (나타나서 ) 바람을 타게 되면 6개월도 안돼 매진이 돼버리는 거예요.]
그러나 이곳에 부동산을 살 때는 조심해야 할 점이 많습니다.
외국인 개인이 토지를 갖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포함한 까다로운 부동산 정책 때문입니다.
두 차례 토지개혁을 거친 필리핀은 지주는 물론 소작농들까지 토지 소유권을 이중으로 보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인 부동산업체 : 영악한 필리핀 사람들이 가만히 보고 있습니다. (단지를) 다 만들때 까지, 그래야 돈이 되니까. 그랬다가 이건 내 땅인데요 하고 소송을 걸면 사업이 중단될 수도 있는 것이죠.]
개발 차익을 노린 한국 분양업체들이 값싼 외곽농지에 우리 은퇴자들을 겨냥한 주택사업을 펼치지만 자칫하면 소유권 분쟁에 말릴 수 있는 것입니다.
지난해 필리핀으로 은퇴 이민한 한국인은 모두 천 백여 명으로, 중국과 대만을 제치고 최고 이민율을 기록했습니다.
한국대사관은 은퇴 비자를 신청하기에 앞서 현지 토지 문제에 대한 사전조사 등 세심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