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차세대 '디지털 교과서' 보급 추진

종이 없는 '교육혁명' 시작

 학창 시절 무거운 책가방 탓에 어깨가 아팠던 기억을 대부분 갖고 계신텐데요. 이제 교과서와 참고서, 필기구, 공책 등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다가옵니다. 가히 '교육혁명'이라 할 수 있는 차세대 디지털교과서의 개발, 보급 계획이 발표됐기 때문입니다. 

 교육부가 어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오는 2011년까지 전국 학교 100개교에 디지털교과서를 시범적으로 적용한뒤 이르면 2013년부터 디지털교과서가 각급 학교에 보급됩니다. 현재 의무교육인 초등학교는 무상 공급을 전제로 관계부처 및 업계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며,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교육부는 전했습니다. 현재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서 보급 예산이 연간 7천8백억원 수준으로 학생 1인당 10만원 선이기 때문에 디지털교과서용 단말기 가격을 10만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신문과 방송에서 이런 내용이 크게 다뤄진 이유는 디지털교과서가 단순히 기존 컴퓨터와 같은 '전자책'수준이 아니라, 학생들의 수업을 지원하는 부수적인 기능을 통해 학업 성취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차세대 교과서 모델이기 때문이 아니었나 판단됩니다. 그래서 이른바 '교육혁명'이란 말도 쓰였고요.

 지금 디지털교과서로 나온 과목은 초등학교 5학년과 6학년 수학과목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국어와 영어, 과학 등 초등학교 전과목이 디지털로 바뀌게 됩니다. 지난 2년간 전국 초등학교 4개교에서 수학 디지털교과서를 시범 적용한 결과, 특히 중하위권의 학업성취도가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육부는 초등학교는 물론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일부 과목도 디지털로 전환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 디지털 교과서는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요?  디지털교과서에는 교과 내용과 익힘장이 기본으로 들어가 있으며, 이밖에 자습서와 참고서, 사전, 동영상 자료찾기, 이메일, 화상통신 등 다양한 첨단기능들도 내장돼 있습니다. 부수적인 다른 기능들은 더 많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되며, 교육부는 디지털교과서 개발과 보급을 위해 앞으로 5년간 6백6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디지털교과서의 활용도는 매우 높습니다. 가령 감기 때문에 지각하는 학생들도 수업을 들을 수 있고, 섬과 산간 오지에 사는 학생들도 수업만큼은 평등하게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또 수업도중 다른 학생들에게 방해를 주지 않고 '쪽지' 기능을 활용해 선생님께 질문을 할 수 있도 있고, 학교 밖에서 선생님과 화상통신을 이용해 학습 상담을 할 수도 있습니다. 시력이 나쁜 학생들은 화면을 확대해 볼 수 있고, 색맹 학생들도 선명하게 교과서를 볼 수 있게 됩니다. 시각장애우 학생들도 음성기능을 활용해 교과 진도를 잘 따라 갈 수 있고요. 그야말로 디지털교과서 하나면 이 세상 모든 곳이 학교가 될 수 있게 됩니다. 또 1킬로그램 안팎의 작고 가벼운 디지털교과서만 있으면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요.

 디지털시대의 강자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컴퓨터를 잘 만들어서 세계 최고의 IT기업이 된 게 아니듯, 앞으로는 우수한 컨텐츠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는 이들이 디지털시대의 생존자로 남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컴퓨터라는 하드웨어를 활용해 우수한 컨텐츠를 만들어내고 다양한 기능을 혼합시켜 활용가치를 극대화하는 일이 교과서에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디지털교과서를 모든 학교에 보급하는 첫 나라가 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외피가 컴퓨터와 비슷하게 보인다고 디지털교과서가 되는 건 아닐 겁니다. 디지털교과서는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첨단 기능을 활용해 학생들의 학습을 지원하는 첨단 미디어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 컴퓨터가 널리 보급돼 있고, 인터넷 망으로 지구촌이 연결되고 있는 세상이지만, 아직 디지털교과서를 모든 학교에 보급한 나라는 단 한 곳도 없습니다. 미국와 일본, 싱가포르에서 몇몇 학교에 시범 실시를 해봤지만, 대부분 실패했습니다. 실패요인인은 단순히 교과서를 전자책 형태로만 만들어 활용성이 낮았거나(랜 환경을 구축하지 않아 자료찾기 기능 없음) 학생들의 인터넷 검색 기능을 차단시켜 학습 유발효과나 흥미를 떨어뜨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디지털교과서가 무선 환경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적지 않은 통신료 부분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며, 책가방 대신 들고다니게 되면 파손 우려가 높아 유지,보수 비용이 만만치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전국 20여개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유비쿼터스 러닝' 시스템의 경우에도 각급 학교에서 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은 예산의 대부분을 유지,보수비로 쓰고 있습니다. 첨단 IT를 활용한 디지털교과서가 교육혁명을 이뤄내, 무너진 공교육을 일으켜세우고 IT 강국인 한국의 또 다른 자랑거리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