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 기록이 오늘 세워졌습니다.
오늘 오후에 열린 미술품 경매회사 K옥션 경매에서 박수근의 유화 '시장의 사람들'이 25억원에 팔렸습니다.
23억원에 경매를 시작한 이 작품은 서면응찰자와 전화응찰자가 5천만원씩 값을 올리며 서면응찰자에게 낙찰됐습니다.
경매에 참석한 2백여명은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25억원이라는 가격은 지난해 2월 서울옥션의 경매에서 16억 2천만원에 팔린 17세기 전반의 도자기 '철화백자운룡문호'의 기록을 깬 것입니다.
또 지난해 12월 K옥션 경매에서 10억 4천만원에 팔린 박수근의 유화 '노상'보다 2배이상 비싼 것이어서 박수근 작품의 최고가도 동시에 깨뜨렸습니다.
'시장의 사람들'은 세로 24.9cm, 가로 62.4cm로 여인 12명이 등장합니다.
12명은 지금까지 공개된 박수근 화백의 작품 가운데 인물이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서거나 앉아있는 여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이 작품은 가난했던 60년대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광경입니다.
박수근 화백의 그림은 선명하지 않은 뿌연 회백색이 화폭에 가득합니다.
마치 돌 위에 그린 그림 같다는 느낌을 주지요.
박 화백은 워낙 가난했기 때문에 하드 보드 즉 합판 같은 것에 그림을 그렸죠.
그리고는 수없이 덧칠을 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박수근 유화의 독특한 바탕 질감이 잘 나타나게 된 것이죠.
'시장의 사람들'은 지난 1965년 주한미군이 박 화백의 다른 작품 한점과 함께 320달러에 구입한 것입니다.
40년동안 소장해오다 2년전에 한국사람에게 무려 15억이 넘는 값에 되팔았습니다.
그러다 이번 경매에서 다시 값이 껑충 뛰게 된 거죠.
피카소나 마티스, 샤갈 같은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값에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박 화백이 자신의 그림값이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싸다는 것을 알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화가 박수근은 평생 가난하게 살았죠.
박완서의 소설 '나목'에도 착하고 소박한 심성이 그대로 드러나 있고요.
박 화백과 인연이 있는 미술계 관계자들도 그 순수함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을 정돕니다.
오늘날 이렇게 비싸진 박수근의 그림도 1950-60년대에는 인기가 별로 없었지요.
미군이나 미군 가족들이 알음알음으로 조금씩 구입할 뿐이었죠.
박 화백이 전시회를 열면 가끔씩 화랑에 얼굴을 내밀었다고 하네요.
그림이 혹시 팔렸나하고요.
참 안타깝죠.
이런 이유에서인지 박화백의 작품에는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분위기는 암울하거나 쓸쓸하지 않고 따뜻하기만 하죠.
박 화백이 세상을 떠난지 42년이 지났네요.
그 시대를 함께 산 많은 사람들이 박 화백의 진가를 모른 채 그냥 지나쳤지요. (물론 당시 대부분의 생활형편이 어려웠지만)
오늘날은 어떨까요?
마찬가지 아닐까요?
경매 결과를 보고 이런 그림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들 많으시겠죠.
그러면 한 점 구입해 보세요.
대가들의 작품은 이미 오를대로 올라 어렵겠지만 젊은 작가들의 작품은 사정이 다르죠.
관심을 갖고 안목을 키워 유망작가의 작품 한점을 고르다보면 맘에 드는 그림이 곁에 있어 좋고 나중에 투자효과도 생기게 될 수 있는 거죠.
절대 사치가 아니라고 봅니다.
우선 가족이나 친구,애인과 함께 전시회를 다녀보세요.
입장료도 그리 비싸지 않으면서 잔상이 오래 가거든요.
그러다보면 딱딱하게 느껴지던 미술도 친숙하게 다가올 것이구요.
아마 영화나,휴대전화,컴퓨터게임 같은 것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그 무엇이 있겠지요.
편하게 한번 시작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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